푸틴, "우크라 대반격 도중 서방장비 30% 잃어…흑해 협정 탈퇴 고려"

"우크라 인명피해 러시아의 10배…반격 모두 실패"
"우크라 무기지원 멈춰야 대화…계엄령은 안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9일 (현지시간) 소치에서 유라시아 정부간 위원회, CIS 정부 수반 위원회 회의에 참석을 하고 있다. 2023.6.10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서울=뉴스1) 박재하 기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가 반격 작전 도중 서방 국가에서 지원받은 장비의 최대 30%를 잃었다고 주장했다.

또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열화우라늄탄을 지원할 시 똑같이 사용하겠다고 경고하며 흑해 곡물협정에서도 탈퇴하겠다고 으름장을 놨다.

1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AFP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푸틴 대통령은 기자회견을 열고 "그들(우크라이나)의 손실은 재앙이라고 할 수 있는 수준이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우크라이나의 반격이 지난 4일부터 시작됐다며 "우크라이나는 지금까지 서방에서 지원받은 장비 160대를 잃었는데 이는 전체의 25~30%에 달한다"고 말했다.

이어 "러시아는 전차 54대를 잃었지만 일부는 수리해서 다시 사용할 수 있다"며 "우크라이나의 인명 피해도 러시아보다 10배는 더 많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4개 전선으로 진행 중인 우크라이나군 반격을 두고 "적군은 어느 지역에서도 성공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6일 우크라이나 카호우카 댐 붕괴의 책임을 우크라이나와 미국에 돌리기도 했다.

그는 "우크라이나가 미국에서 받은 하이마스(HIMARS·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 미사일로 댐을 의도적으로 공격했다"며 "(댐 파괴)는 러시아 영토에도 심각한 결과를 초래하기 때문에 우리는 이를 고려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점경 지역에 공격이 잇따르는 것에 대해서는 "만약 공격이 계속된다면 우리는 공격이 본토에 도달하지 않게 우크라이나 내에 '예방구역(sanitary zone)' 지정을 고려하겠다"고 했다.

이어 그는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열화우라늄탄을 제공하는 것을 검토 중이라는 보도를 언급하며 "만약 우크라이나가 열화우라늄탄을 사용한다면 우리도 똑같은 탄약을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열화우라늄탄은 우라늄을 농축하는 과정에 발생한 열화우라늄을 탄두로 해서 만든 전차 포탄을 일컫는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당국자들을 인용해 우크라이나에 보내는 M1 에이브럼스 전차를 열화우라늄탄으로 무장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푸틴 대통령은 또 흑해 국물협정에서 탈퇴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며 "유럽은 우크라이나의 최대 곡물 수입국이며 우크라이나는 이를 통해 외화를 벌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푸틴 대통령은 계엄령 선포 가능성에 대해서는 "러시아는 특별 정권이나 계엄령은 도입할 이유가 없다"며 "전쟁에 추가적인 동원령인 필요 없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전쟁을 끝내는 유일한 방법은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그만 보내는 것"이라며 "우리는 대화할 준비가 됐지만 현재 그들(서방)은 러시아의 패배를 원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jaeha67@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