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스크바 드론 공습은 러 엘리트 심장부 노린 것일 수 있어"-CNN

무인기, 러 엘리트 다수 거주하는 부촌에 낙하

30일(현지시간)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에 대규모 무인기(드론) 공격이 발생했다. 이번 공격으로 건물 2채가 손상되고 1명이 다쳤다. 사진은 이날 드론 공격으로 손상된 모스크바 한 아파트의 모습. 2023.05.30/ ⓒ 로이터=뉴스1 ⓒ News1 박재하 기자

(서울=뉴스1) 김민수 기자 = 러시아의 수도 모스크바가 무인기(드론)의 공격을 받은 가운데, 이번 공격이 지난번 크렘린궁 피격과는 성격이 다르다고 미국 CNN이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매체는 이번 공격이 크렘린궁에 대한 드론 공습과는 달리 러시아 국가에 대한 상징적 타격이 아니며, 러시아 정치 및 경제 엘리트의 심장부 인근을 공격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앞서 러시아 국영 통신인 리아 노보스티에 따르면 모스크바 남서쪽 한 주택가 고층 건물에 무인항공기 1대가 충돌해 건물 외관이 파손됐다. 아울러 모스크바의 레닌스키 프로스펙트의 14층짜리 아파트에도 무인기가 충돌했다. 세르게이 소뱌닌 모스크바 시장은 이번 공격으로 2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이날 일부 무인기는 러시아 과두 정치인과 고위 관리들이 다수 거주하는 모스크바 남서부의 유명 교외 지역인 루블료프카에도 충돌 또는 비행한 것으로 보인다. 이 지역은 '제 2의 크렘린'으로 불리는 푸틴 대통령의 대통령 관저 '노보-오가료보'와도 가깝다.

러시아 의원 알렉산더 킨슈타인은 화요일 노보-오가료보에서 약 4km 떨어진 마을 일린스코예에 있는 드론을 포함해 루블료프카에서 여러 대의 드론이 낙하했다고 말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기자회견에서 푸틴 대통령이 이날 공격 이후 크렘린궁에 있었으며, 모스크바 시장과 지역 주지사 등으로부터 상황을 보고 받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러시아 당국이 해당 사안에 제대로 대응했으며, 방공 시스템 또한 잘 작동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이번 공격과 관련해 러시아 민간군사조직 바그너그룹의 수장인 예브게니 프리고진은 러시아 군 지도부를 강하게 비난했다.

그는 러시아 국방부가 무인기 개발과 무인기와 무인기 방어를 현대화하기 위해 지금까지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며 ""우리는 현재 상대방보다 몇 년, 어쩌면 수십 년 뒤처져 있다"고 지적했다.

러시아 국방부에 따르면 무인기 3대가 전자전으로 제압됐으며, 나머지 5대는 지대공 미사일에 의해 격추됐다며 자국 방공망이 제대로 작동했다고 주장했다.

러시아 무인기 분야 전문가인 데니스 페두티노프는 이번 공격이 러시아의 방공망을 사전에 조사하기 위한 시도라는 분석을 내놨다. 그는 "이번 공격의 목적은 아마도 모스크바 방공망을 뚫고 취약점을 드러내는 것이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CNN은 이번 모스크바 무인기 공습이 우크라이나 대반격의 징후인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고 전했다.

kxmxs410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