伊 "챗GPT 조사' 착수하자…오픈AI '조사협조' 의사 타진"

"화상회의에서 오픈AI CEO가 직접 밝혀"
오픈AI "개인정보 삭제…연령인증 검토중"

미국 인공지능(AI) 회사 오픈AI가 개발한 AI 채팅로봇 '챗GPT' ⓒ 로이터=뉴스1 ⓒ News1 김성식 기자

(서울=뉴스1) 김성식 기자 = 이탈리아가 개인정보 무단수집 의혹을 일으킨 인공지능(AI) 챗봇 '챗GPT'에 대한 진상조사에 들어가자 개발사인 오픈AI가 조사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의사를 타진한 것으로 확인됐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6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데이터보호청(GPDP·이하 보호청)은 성명을 내고 오픈AI가 데이터 처리 방식을 보다 투명하게 하고 앞으로 사용자 연령을 확인할 것을 약속했다고 밝혔다.

성명은 전날 열린 화상회의에서 샘 알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가 이같은 내용을 직접 말했다고 못 박았다. 아울러 오픈AI가 보호청이 요청한 문서를 이날 송부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문서는 조사에 필요한 자료인 것으로 보인다.

보호청은 오픈AI가 제안한 내용을 진지하게 평가하겠다는 입장이다. 이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은 로이터에 보호청이 이를 검토하는 데 며칠은 소요될 것 같다고 전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오픈AI 본사는 로이터 논평을 거부했다.

다만 오픈AI는 이날 자사 공식 블로그에 'AI 안전에 대한 우리의 접근'이란 제목의 게시글을 올린 뒤 "서비스 판매와 광고 목적으로 데이터를 이용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챗GPT 훈련 데이터 중 일부는 공적 인터넷에서 접근할 수 있는 개인정보를 포함하고 있지만 개인이 아닌 세상에 대해 배우길 바랬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훈련 데이터에서 개인정보를 가능한 한 제거하고 개인정보를 삭제해달라는 이용자 요구에 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AI 기술이 아동에게 미칠 해악을 방지하기 위해 여러 조치를 취하고 있다"며 "연령 인증 옵션을 추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앞서 이탈리아 정부는 지난달 31일 서방 최초로 챗GPT 접속을 차단하고 오픈AI를 상대로 진상 조사에 착수했다. 챗GPT가 이용자 개인정보를 무단으로 수집·사용하고 사용자 연령을 확인하지 않아 미성년자에게 부적절한 답변을 했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챗GPT는 최근 개인정보 유출 사고를 일으켜 이용자 개인정보를 무단으로 수집해 왔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지난달 20일 오픈AI가 가입 확인 이메일을 잘못 발송하는 바람에 다른 사용자 이름, 이메일 주소, 결제 주소, 신용카드 정보 등이 약 9시간 동안 고스란히 노출됐다.

이에 오픈AI는 성명을 내고 "챗GPT와 같은 AI 시스템을 훈련할 때 개인 데이터 수집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유럽 내 다른 개인정보 보호 기관들도 챗GPT 규제 행렬에 동참하면서 파장은 확산되는 양상이다.

독일은 지난 3일 챗GPT 차단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언급했으며 이탈리아 측에 챗GPT를 금지한 배경과 관련한 추가 정보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프랑스와 아일랜드도 자국 내 데이터 정보기관을 통해 이탈리아의 조사 결과를 공유받기로 했다.

한편 보호청은 지난달에도 또 다른 AI 챗봇인 레플리카에 대해서도 서비스 금지령을 내린 바 있다. 레플리카는 맞춤형 아바타와 대화를 나누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보호청은 "레플리카가 미성년자 등 정서적으로 취약한 상태에 있는 이들에게 위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seongs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