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대 스페인 여배우, 美서 대리모 출산…불붙은 대리모 논쟁
"대리모, 여성에 대한 폭력의 한 형태"
- 김예슬 기자
(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스페인 여배우 아나 오브레곤(68)이 미국에서 대리모를 통해 아이를 가진 사실이 알려지며 뭇매를 맞고 있다.
31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아이린 몬테로 스페인 평등부 장관은 기자들에게 "대리모는 스페인에서 불법적인 관행"이라며 "대리모는 우리나라에서 여성에 대한 폭력의 한 형태로 여겨지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는 위태로운 상황에 있거나 빈곤의 위험에 처해 있는 여성들의 현실을 잊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가난한 여성들이 대리모가 될 확률이 큰 현 상황을 지적한 발언이다.
펠릭스 볼라뇨스 스페인 총리실 장관도 "누구의 욕망을 충족시키기 위해 여성의 몸을 사거나 빌려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앞서 스페인 현지 매체 올라(¡Hola!)는 미국 플로리다주(州) 마이애미의 한 병원 밖에서 신생아를 안고 있는 아나의 사진을 공개했다. 매체는 아나가 하나뿐인 아들을 암으로 잃은 지 3년 후 대리모를 통해 딸을 가졌다고 설명했다.
이에 응수라도 하듯 아나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해당 사진을 게시하며 "내 어둠에 사랑으로 가득 찬 빛이 들어왔다"며 "나는 다시는 혼자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적었다.
스페인에서는 '이타적(altruistic)' 대리모를 포함한 모든 형태의 대리모는 불법으로 규정되지만, 해외에서 대리모를 통해 자녀를 가질 경우 어떠한 처벌도 받지 않는다. 이타적 대리모란 돈이나 다른 보상 없는 대리모 행위를 칭한다.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도 같은 조처를 취하고 있다.
반면 영국과 아일랜드, 덴마크, 벨기에 등 국가는 이타적 대리모는 허용되지만, 금전적인 대가를 전제로 한 '상업적' 대리모는 금지한다.
미국의 경우 주마다 법이 다른데, 아나가 아이를 가진 플로리다주는 대리모가 허용된다.
스페인 일각에서는 복잡한 입양 절차 때문에 아이를 입양하기까지 최대 15년이 걸린다는 사실을 언급하며 대리모를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반대 여론도 만만치 않다. 이미 대리모를 제도적으로 허용하고 있는 미국에서 각종 부작용이 심심치 않게 들려오기 때문이다.
인신매매의 한 형태라는 지적과 함께 할리우드 스타들이 대리모를 이용한 사실이 알려지며 출산 후에도 완벽한 몸매를 유지하려는 환상만 심어준다는 이유에서다.
yeseu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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