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군 포탄 재고 부족 현상 심화…격전지 바흐무트 승리 절실

英국방부 "러, 전선서 극도로 포탄 징발 중…작전 실행에 차질"
방산 업체에도 포탄 생산 재촉…우크라도 국방비 증액

14일 (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바흐무트 인근 차시우 야르의 미사일이 꽂힌 도로를 병사들이 탄 차량이 지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서울=뉴스1) 김민수 기자 = 러시아가 여전히 우크라이나 동부 격전지 바흐무트를 압박하고 있는 가운데, 러시아군이 포탄 부족으로 동부 전선에서 작전 실행에 차질을 빚고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14일(현지시간) 영국 국방부 산하 국방 정보국은 트위터를 통해 "최근 러시아군이 전선에서 몇 주 동안 극도로 포탄을 징발할 정도로 포탄 부족 현상을 겪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영국 뿐만 아니라 유럽 국방부 관계자들은 이같은 평가에 동의하면서 러시아가 북한 등을 포함한 파트너들과 협력해 포탄을 신속하게 구입하는 한편, 생산을 확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영국 국방부는 또한 "이러한 포탄 부족 현상이 최근 러시아가 작전상 중요한 공격을 하지 못한 핵심 이유"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은 모스크바 인근 국영 미사일 제조 기업 경영진과의 회의에서 "지난 1년간 미사일 발사가 늘고 있다"며 미사일 생산을 두 배로 늘릴 것을 주문했다. 이를 두고 러시아군이 포탄 부족 현상을 겪고 있다는 관측이 더욱 설득력을 얻고 있다.

영국 국방부는 이에 더해 러시아가 방산 능력 약화하면서 중앙정부에 의해 지도되는 '명령경제'(Command economy)가 방산업체에 더 많이 적용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포탄 부족에도 러시아군은 동부 최대 격전지 바흐무트에서 어느정도 진전을 보이고 있다. 바흐무트는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으로 향할 수 있는'관문'과 같은 곳이기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이를 두고 혈투를 벌이고 있다.

전략적인 중요성 이외에도 러시아군은 바흐무트 전투에서 상당한 인력이 사망했기 때문에 여기서 물러설 수도 없는 상황이다. 최근 교착 상태에 빠진 전선으로 러시아 내부 여론이 악화하고 있는 가운데, 바흐무트 점령은 하나의 상징적 사건으로 작용할 수 있다.

바흐무트를 사수하려는 우크라이나의 의지도 굳건하다. 발레리 잘루즈니 우크라이나군 사령관은 러시아를 저지하기 위한 바흐무트 사수 작전이 "전략적으로 매우 중요하다"고 짚었다.

바흐무트를 양분하는 바흐무트카 강을 사이에 두고 도심을 점령하려는 러시아군과 우크라이나군이 전투를 벌이고 있다. 14일 리사 노보스티에 따르면 러시아군이 바흐무트의 공장 일부를 점령했다고 전했다.

바흐무트 이외에도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동부 여러 곳을 공격하고 있다. 바흐무트 북서쪽으로 약 22마일 떨어진 크라마토르스크에서는 러시아군의 공격으로 14일 최소 1명이 숨지고 여러 명이 부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군의 공세에 맞서 군비를 증액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군사 지출에 5000억흐리우냐(약 17조 6500억원)를 추가로 할당한다고 밝혔다. 이 자금은 드론을 포함한 국방 장비를 구입하는 데 사용될 전망이다. 이외에도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군의 불발탄과 지뢰를 제거하기 위해서 각료들과 논의를 했다.

kxmxs410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