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빠진 뮌헨안보회의 개막…우크라 지원 강화·EU 전략적 협력 촉구(종합)

젤렌스키 "다윗과 골리앗 싸움"…신속한 무기 지원 거듭 요청
獨·佛, 우크라 지원…EU 차원의 군사·방위 투자 및 협력 촉구

17일(현지시간) 독일 바이에른주 뮌헨 바이어리셔호프 호텔에서 열린 2023 뮌헨안보회의 개막식 현장 2023.2.17 ⓒ 로이터=뉴스1 ⓒ News1 정윤미 기자

(서울=뉴스1) 정윤미 기자 =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1주년을 일주일 앞둔 17일(현지시간) 세계 최대 안보 국제회의인 뮌헨안보회의(MSC)가 열렸다.

로이터·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크리스토프 호이스겐 뮌헨안보회의 의장은 이날 뮌헨 바이어리셔호프 호텔에서 열린 개막식 환영사에서 "2차 대전 이후 처음으로 유럽에서 한 국가가 다른 국가의 생존권을 침탈하고 전쟁을 시작했다"며 우크라이나 전쟁을 언급했다.

호이스겐 의장은 "이번 전쟁은 단지 서방과 동방의 싸움이 아니라 법치국가와 강자 간 권력 싸움"이라며 "국제질서 보전을 위해 대서양을 넘어 남반구와 동맹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화상 참석해 러시아와 전쟁을 다윗(우크라이나)과 골리앗(러시아)의 싸움이라고 묘사하고 서방을 향해 신속한 무기 지원을 재차 촉구했다.

아울러 "서방이 탱크 공급 협상을 하는 동안 러시아는 몰도바의 목을 조를 방법을 생각하고 있다"면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침공의 최종 목적지는 우크라이나 아닌 "다른 옛 소련 국가들"일 것이라고 말했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우크라이나에 주력전차 공급을 약속한 국가들에 행동을 당부하며 젤렌스키 대통령의 연설에 힘을 실어줬다. 아울러 독일은 국내총생산(GDP)의 2%까지 국방 예산을 확보할 것이라며 군비 정책에 대한 유럽연합(EU)의 전략적 협력을 당부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역시 장기전에 대비해 한층 강화된 우크라이나 지원을 약속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러시아와 대화할 때가 아니다"라고 일갈했다. 덧붙여 유럽 대륙 방위를 위한 대규모 투자의 필요성을 역설하며 국방비 증액도 요구했다.

옌스 스톨텐베르크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은 "중국과 러시아 사이의 증가하는 강력한 관계를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며 "권위주의 강대국들이 더 가까워지고 긴밀하게 협력할 때 민주주의와 자유를 믿는 국가들이 힘을 합쳐야 한다"고 말했다.

17일(현지시간) 열린 독일 뮌헨안보회의에 화상 참석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연설을 하고 있다. 2023.2.17 ⓒ 로이터=뉴스1 ⓒ News1 정윤미 기자

안보 분야의 '다보스포럼'이라 불리는 뮌헨안보회의는 세계 최대 연례 장관급 국제안보회의로 1963년 창설됐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변화된 국제 안보 지형을 중심으로 녹색 전환, 식량 안보, 남·북반구 간 협력 등 '새로운 비전' 제시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40여개국 정상과 외교·국방부 장관 100여명 등 500여명이 참석했다.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과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 왕이 중국 공산당 정치국원, 박진 외교장관,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무상, 안다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 등이 있다.

다만 러시아와 이란 정부는 올해 회의에 초청받지 못했으며 대신 각국 야권 인사가 대신 참석했다. 러시아의 불참은 1990년대 이후 20년 만이다. 뿐만 아니라 독일 극우정당 '독일을 위한 대안'(AfD)도 초청 명단에서 제외됐다.

한편 이달 초 중국의 '정찰풍선' 미국 영공 침범 사건으로 불발된 블링컨 장관의 중국 방문을 대신해 왕이 국원과의 만남이 성사될지 주목된다. 아울러 한일 외교수장은 이날 양국 최대 현안인 강제징용 배상문제 등 논의 방안을 조율 중이다.

younm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