탯줄 달린 채 구조 '기적의 아기' 노렸나…입원 병원에 괴한 습격

병원장 "아야 납치 시도 의심' 간호사 해고 뒤 보복 피해"
부모·형제자매 모두 잃어…증조부 "친이모가 양육할 듯"

6일(현지시간) 시리아 북서부 잔다리스에서 탯줄도 떼지 않은 신생아 생존자가 발견됐다. 의료진은 '신의 계시'를 뜻하는 아랍어를 따 '아야'라는 이름을 붙였다. ⓒ AFP=뉴스1 ⓒ News1 권진영 기자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시리아 북서부 알레포주의 한 병원. 이곳에는 지진으로 무너진 잔해 속에서 숨진 엄마와 탯줄로 연결된 채 발견된 신생아 '아야'가 입원해 있다. 아야는 지진으로 엄마와 아빠, 그리고 네 명의 형제자매를 잃었다.

14일(현지시간)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 등 외신에 따르면, 아야가 입원한 병원이 지난 12일 무장 괴한의 습격을 받았다고 병원 측 관계자가 밝혔다.

앞서 소셜미디어 상에서는 무장 괴한들이 아야를 납치하려고 병원을 습격했다는 소문이 퍼지고 있었다. 아야의 이름은 아랍어로 '신의 계시'를 뜻하는데, 무너진 건물 속에서 10시간 동안 살아남아 전 세계인들의 주목을 받고 있었다.

그러나 병원 관계자는 이런 소문을 부인했다.

보복이 두려워 익명을 요구한 이 관계자는 한 간호사가 아야의 사진을 찍고 있었고, 병원장은 그 간호사가 아야를 납치하려 한다고 의심해 병원에서 쫓아냈다고 말했다.

쫓겨난 간호사는 몇 시간 후 무장괴한들과 함께 병원에 들이닥쳤고, 괴한들은 병원장을 구타했다. 당시 병원장의 아내는 아야에게 모유를 먹이고 있었다.

7일(현지시간) 시리아 아프린의 한 병원에서 의사 하니 마아루프가 아야를 돌보고 있다. 전 세계에서 아야를 입양하고 싶다는 문의가 빗발치고 있지만 아야는 증조부가 맡기로 했다. ⓒ AFP=뉴스1 ⓒ News1 권진영 기자

괴한들은 아야를 보호하는 경찰관들에게 자신들의 친구(간호사)를 해고한 책임자를 추적할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한다. 병원 관계자는 괴한들이 아야에게는 관심이 없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아야가 입원한 병원의 한 의사는 이전에도 몇몇 사람들이 자신을 아야의 친척이라고 거짓 주장을 펼쳐 경찰들이 아야를 보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야의 증조부인 살레 바드란은 손녀딸이 이르면 15일에 퇴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최근에 아기를 낳은 아야의 친이모가 아야를 키울 예정이라고 말했다.

지난 6일 튀르키예 남부와 시리아 북서부를 강타한 규모 7.8 지진으로 아야의 가족이 2018년부터 거주하던 알레포주의 진데리스 마을에선 주택 수십 채가 파괴됐다.

아야의 아버지 압둘라 투르키 음레이한은 시리아 동부 데이르에조르주 동부의 크샴 마을 출신이었으나,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가 해당 마을을 점령하면서 2014년에 그곳을 떠나 진데리스 마을에 정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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