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 "핀란드만 나토 가입시킬 수 있다" 스웨덴에 거듭 경고

스웨덴-튀르키예 갈등 격화…핀란드 단독 가입 가능성 제기
내달 예정 회담도 무기한 연기…나토 가입 추진' 먹구름'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체코 프라하에서 진행된 EU 회원국 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이유진 기자

(서울=뉴스1) 이유진 기자 = 스웨덴과 핀란드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 '캐스팅 보트'를 거머쥔 튀르키예가 스웨덴을 제외한 핀란드만 나토에 가입시킬 수 있다며 또다시 위협에 나섰다.

29일(현지시간) AFP통신 등에 따르면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이날 TV토론에서 스웨덴 없이 핀란드만 나토에 가입시킬 수도 있다며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필요하다면 튀르키예는 핀란드만 가입을 승인시킬 수도 있다며, 그렇게 되면 스웨덴은 충격을 받을 것이라고 거듭 경고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지난해 5월 나토 가입을 신청한 스웨덴과 핀란드를 두고, 현재 30개 회원국 중 튀르키예와 헝가리의 최종 동의만 남은 상황이다.

튀르키예는 자국이 테러리스트로 규정하는 쿠르드노동자당(PKK) 등을 옹호한다는 이유로 양국의 나토 가입을 반대, 최종 승인을 위해선 신병 인도 등의 조건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스웨덴이 나토 가입을 원한다면, 테러리스트를 튀르키예로 돌려줘야 할 것이라며 신병 인도 조건 등을 재차 강조했다.

PPK는 튀르키예 동남부와 이라크 북부, 시리아 동북부의 쿠르드족 독립운동을 지원하고 있으며, 튀르키예는 이를 안보 위협으로 간주하며 이들의 신병을 보호하고 있는 스웨덴에 거듭 강경 입장을 표해왔다.

아울러 지난 주말 스웨덴 주재 튀르키예 대사관 인근에서 벌어진 쿠란 소각 시위 등으로 인해 현재 관련 협상은 더욱 난관에 빠진 상태다.

내달 예정돼있었던 튀르키예의 핀란드·스웨덴 나토 가입 관련 협상은 시위 발생 이후 무기한 연기된 상황이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당시 대사관 앞에서 그런 신성모독이 벌어지는 것을 허용한 사람들에게 우리는 나토 회원 가입 지지를 나타낼 수 없다고 강경 대응에 나섰다.

튀르키예는 쿠란을 불태우는 시위가 벌어지는 것은 물론, 스웨덴 정부가 이런 집회 시위를 허용한 것도 문제라는 입장이다.

스웨덴 수도 스톡홀름 주재 튀르키예 대사관 인근에서 덴마크 극우 정당 '강경노선'의 라스무스 팔루단 대표가 이슬람 경전인 쿠란 사본을 불태우는 사건이 발생한 후 22일(현지시간)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시위대가 반(反) 스웨덴 시위를 벌이고 있다. 2023.01.22/뉴스1 ⓒ 로이터=뉴스1 ⓒ News1 김민수 기자

◇ 핀란드 '단독 가입' 가능성…에르도안, 5월 대선 앞두고 존재감 확립

스웨덴과의 갈등이 갈수록 첨예해지자, 핀란드가 단독 가입을 추진할 수도 있단 가능성도 제기된다.

핀란드는 튀르키예의 요구에 따라 무기수출 금지 조치를 4년 만에 해제했으며 정부 고위 관계자가 단독 가입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페카 하비스토 핀란드 외무장관은 여전히 스웨덴과 같은 속도로 나토 가입을 추진해야 하나’라는 취지의 현지 공영방송 YLE 질문에 "스웨덴의 가입이 너무 오랫동안 지연될 만한 상황이 벌어지면 이를 재평가할 준비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에르도안 대통령의 이 같은 강경 태도가 오는 5월 튀르키예의 대선을 앞두고 정치적 존재감을 단단히 확립하고 대선 승리를 위한 의도적인 행보라는 평가도 제기된다.

재집권을 원하는 에르도안 대통령에 대한 국내 민심이 차가운 만큼, 스웨덴이라는 외부와의 갈등을 앞세워 정치적 존재감을 드러내려 한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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