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美IRA에 '맞대응'…WTO "韓-EU, 美와 대화 통한 해결 촉구"

EU, WTO 제소 위협 더해 넷제로산업법 구상으로 강력 반발 의지 시사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발리 누사두아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 중 글로벌 인프라 투자 파트너십 행사에 참석해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과 얘기를 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서울=뉴스1) 최서윤 기자 =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으로 역내 기업 피해를 우려한 유럽연합(EU)이 강력한 맞대응 조치에 나선 모습이다. EU 주요 인사들이 세계무역기구(WTO) 제소 의지를 시사한 데 이어 행정부 수장 격인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이 직접 '맞불' 입법 구상을 발표했다.

우리나라도 국내 기업 피해를 우려해 미국 측에 적극적인 시정을 요구 중인 가운데,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은 대화를 통한 해결을 촉구했다고 19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이 보도했다.

오콘조-이웨알라 총장은 이날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한국과 유럽이 WTO 분쟁해결 시스템을 찾기보단 미국과 대화를 통해 이 문제를 해결하고 그들의 우려를 고려할 방법이 있는지 확인하는 게 훨씬 낫다"고 말했다.

'바이드노믹스' 일환으로 추진된 인플레법은 지난 8월 미 의회 통과 및 대통령 서명을 마친 뒤 즉각 시행됐다. 미국내 모든 전기차에 부여하던 세액공제 혜택이 북미서 최종 조립된 전기차로 좁혀진 데다, 올해부터는 재무부 지침에 따라 일정 비율 이상의 북미산 배터리 부품을 사용해야 해 국내 업체에 부담이 되고 있다.

이에 한국과 EU는 반발, 시정을 요청해왔다. 특히 EU는 인플레법이 차별적이며, 유럽으로 유입될 투자를 미국으로 유인하는 것이라고 주장하며 WTO 제소 의지까지 시사한 상황이다.

EU는 대화뿐만 아니라 자체적인 '넷제로 산업법(Net-Zero Industry Act)'으로 미국을 압박하기 시작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이 17일(현지시간)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 연차총회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EU, '넷제로 산업법'으로 美 IRA에 '맞대응'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주중 세계경제포럼(WEF) 연차총회 연설에서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 설계의 특정 요소가 기업에 대한 목표 인센티브 일부 측면에서 많은 우려를 낳는다는 건 공공연한 사실"이라며 이에 대응해 넷제로산업법을 직접 구상했다고 발표했다.

이 구상은 크게 두 축이다. 우선 2030년까지 유럽 청정 기술 목표를 명시하고, 청정 기술 생산 및 제조 관련 신속·간결한 허가를 도입하며, '클린기술프로젝트로'로 자금 접근성도 강화한다.

넷제로산업법에 더해 '주요원자재법(Critical Raw Materials Act)'을 마련, 재생에너지 자산 생산에 필수적인 희토류 금속가 원자재의 정제와 가공 및 재활용을 활성화한다는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재료 소싱, 가공 및 생산 관련 무역 파트너들과 협력해 '중국의 공급 우위(EU의 희토류 의존도 98%)'를 극복한다는 전략이다.

두 번째 축은 청정 기술 생산과 제조를 위한 투자와 자금 조달 촉진이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일부 세금 감면과 생산 시설 표적 지원 등을 예로 들고 "외국 보조금으로 인한 이전 위험에 대응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는데, 이는 미국의 인플레법에 대한 '맞불' 성격이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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