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확진자 급증' 중국에 코로나19 백신 무상 제공 결정
"중국發 코로나19 확산이 전 세계 영향 미칠 수 있어 내린 판단"
- 김민수 기자
(서울=뉴스1) 김민수 기자 = 유럽연합(EU)이 최근 '위드코로나' 선언 이후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는 중국에 백신을 무료로 제공하기로 했다.
2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의 보도에 따르면 익명을 요구한 유럽 집행위원회 관계자는 EU 보건부 관리 회의를 앞두고 최근 며칠 동안 중국에 코로나19 백신 제공을 논의해왔으며, 스텔라 키리아키데스 EU 보건담당 집행위원의 의중이 크게 작용했다고 말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키리아키데스 위원은 중국의 상황이 악화한다면 유럽까지도 코로나19 확산세가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여기고 있다.
한 관계자는 "키리아키데스 위원장이 중국 지도부에 EU의 개량 백신 기부뿐만 아니라 공중보건 전문지식을 포함한 연대와 지원을 제공하기 위해 손을 내밀었다"고 밝혔다. 다만 관계자는 아직 중국 정부가 해당 제안에 응하지 않은 상태라고 부연했다.
중국은 지금까지 자국에서 생산한 시노백·시노팜 백신에 의존해왔으며, 화이자나 모더나 등 메신저리보핵산(mRNA) 백신은 사용하고 있지 않다.
세계보건기구(WHO)의 마이크 라이언 박사는 기자 회견에서 중국의 불활성화 백신은 예방 효과가 50%에 불과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WHO의 자료에 따르면 중국 내 80세 이상의 약 40%가 백신 3차 접종을 완료했다.
EU 역내 회원국은 제조업체들과의 장기 계약으로 인해 대량의 백신 재고가 남아 있다. EU 관계자들은 이러한 잉여 재고를 중국에 지원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한편 EU 역내 회원국 보건 관리들은 오는 4일 중국의 코로나19 최신 상황을 공유하고 EU 차원의 공동 대응 방안을 논의하는 회의를 개최한다.
유럽질병통제예방센터(ECDC)는 앞서 중국에서 유행하는 변이는 이미 EU에 존재하며 EU 시민들은 백신 접종 수준이 높고 현 의료 시스템은 잘 대처하고 있어 감염 가능성이 작다는 판단하에 중국발 입국 규제 조치를 권고하지 않았다.
그러나 키리아키데스 위원장은 EU 각국 정부에 보낸 서한에서 중국의 감염이 급증하는 것을 감안해 새로운 변이를 발견하기 위해서는 코로나19 감염의 유전자 염기서열 결정과 공항을 포함해 폐수 모니터링을 즉시 확대해야 한다고 밝혔다.
현재 유럽에서 중국발 입국 규제를 하는 국가는 이탈리아·스페인·프랑스·영국 등이다. 독일은 중국발 여행자 입국 제한 및 별도 규제에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스위스는 아직 도입할 계획이 없으며 EU 차원의 대응 방식을 주시하겠다는 방침이다.
중국 측은 지난 1일 "중국 본토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 주사 횟수가 34억회를 넘어섰으며, 인구 90% 이상이 백신 2차 접종을 완료했다. 92% 이상이 최소 1회 접종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kxmxs4104@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