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촉즉발 세르비아-코소보…EU·美 "긴장 완화 위한 정치적 해결책 모색"(종합)

러시아 "세르비아계 민족 보호는 지지…배후에 러시아 아냐"

26일(현지시간) 코소보 북부에 위치한 즈베칸 마을에서 이탈리아 국적의 나토(NATO)군 소속 국제평화유지군(KFOR) 군인들이 도로를 오가는 차량을 검문하고 있다.1998년 알바니아계 주민들이 세르비아로부터 분리독립을 요구하며 코소보 분쟁이 벌어졌고, 미국과 유럽연합(EU) 회원국들은 NATO 병력을 파견해 이듬해 사태를 일단락 지었다. 코소보 독립 이후 현지에 KFOR가 남아 무장해제와 휴전감시 역할을 하고 있다. 2022.12.26. ⓒ AFP=뉴스1 ⓒ News1 김성식 기자

(서울=뉴스1) 김예슬 최서윤 기자 = 발칸반도의 앙숙 세르비아와 코소보 간 긴장이 고조되자 유럽연합(EU)과 미국 등 서방에서는 긴장 상황에 대해 우려를 표하며 즉각적인 긴장 완화를 촉구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이 10개월째 이어지는 가운데 유럽에서 또 다른 전쟁이 발생하는 일촉즉발의 상황을 막기 위해 노력하는 모양새다.

28일(현지시간) 로이터·AFP통신에 따르면 EU와 미국은 공동성명에서 "우리는 모두가 최대한의 자제력을 행사하고, 상황을 완화하기 위해 즉각적인 조처를 취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알렉산다르 부치치 세르비아 대통령과 알빈 쿠르티 코소보 총리와 협력해 긴장 완화를 위한 정치적 해결책을 모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코소보와 세르비아 간 가장 큰 국경 검문소는 폐쇄된 상태다. 코소보 경찰은 성명을 통해 "우리는 시민들이 다른 국경 지점을 이용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코소보는 2008년 서방의 지지를 받으며 세르비아로부터 독립을 선언했지만, 세르비아는 코소보를 여전히 자국 영토로 규정하고 있다. 러시아는 전통적인 세르비아의 동맹으로, 코소보의 유엔 가입을 막아 왔다.

지난 7월 세르비아와 코소보 국경 사이에서 총격전이 벌어진 데 이어 이달 초 세르비아 시위대가 코소보 도로를 봉쇄하고 경찰과 총격전을 벌이는 등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이에 코소보는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에 지원을 요청했다.

나토는 코소보 인구 다수를 차지하는 알바니아계 시민 보호를 명목으로 1998~1999년 코소보 전쟁에도 개입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세르비아의 동맹국인 러시아가 이번 사건의 배후에 있다는 주장도 나왔지만, 크렘린궁은 이같은 의혹을 부인했다.

전날(27일) 제랄 스베클라 코소보 내무장관은 "러시아 영향력 아래에 있는 세르비아가 도로를 막고 시위를 벌이고 있는 북부 지역 내 세르비아계 소수민족을 지원함으로써 코소보를 불안정하게 만들려고 한다"고 맹비난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코소보 북부 세르비아계 민족을 보호하려는 세르비아의 노력은 지지하지만, 러시아가 발칸반도 전역에 혼란을 일으키기 위해 긴장을 조성하고 있다는 코소보 측 주장은 잘못됐다"고 강조했다.

yeseul@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