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 CNN 등 일론 머스크 비판 언론인 계정 무더기 정지…EU 제재 경고(종합)
머스크 비판 메시지 원천 차단 의도했다는 분석도 제기
EU, 제재 경고…유엔 "언론 목소리 침묵시켜선 안 돼"
- 이유진 기자
(서울=뉴스1) 이유진 기자 = 15일(현지시간)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뉴욕타임스(NYT)·워싱턴포스트(WP)·CNN 등에서 활동하는 유력 언론인들의 트위터 계정을 무더기로 차단해 논란이 일고 있다.
로이터‧AFP통신과 주요 외신 등에 따르면 트위터는 이날 몇몇 유력 언론인들의 계정을 정지시켰다.
계정이 차단된 언론인들은 도니 오설리반 CNN 기자, 라이언 맥 NYT 기자, 드류 하웰 WP 기자 등을 비롯해 최근 몇 주간 머스크를 적극 취재하고 관련 기사를 보도한 기자들이다.
이에 앞서 트위터는 전날 정부기관, 억만장자, 유명인 등의 전용기 위치를 공개 정보를 활용해 표시해 주는 트위터 계정 25개 이상을 정지시켰다.
계정 중 다수는 '잭 스위니'라는 20세 대학생이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그중 하나는 머스크의 전용기가 어디 있는지 표시해주는 계정 @ElonJet이었다.
이날 계정이 차단된 대다수 기자들도 해당 계정이 차단됐다는 소식을 보도했다.
또 일부는 머스크와 그의 트위터 경영 방침과 관련해 평소 비판적인 기사를 써온 것으로 알려졌다.
머스크는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그들(계정이 정지된 사용자들)은 나의 정확한 실시간 위치를 게시했다"고 주장하며 이는 "암살 좌표"를 찍은 것과 마찬가지라고 차단 이유를 밝혔다.
그러면서 이는 트위터 약관 위반에 해당한다며, 이 같은 규칙이 기자들에게도 똑같이 적용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처럼 트위터 계정 차단 조처가 새 사주가 된 머스크에 비판적 메시지를 원천 차단하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주요 외신들은 공식 입장을 통해 트위터의 이 같은 조치에 반발하고 나섰다.
NYT는 트위터가 NYT의 라이언 맥을 포함한 여러 유력 기자들의 계정을 차단시킨 것은 동기가 의심스러운 행동이며 불미스러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계정 차단 조치 해제와 해명을 요구했다.
CNN 측은 "트위터가 점점 불안해지고 변덕스러워지고 있는 점은 사용자 모두에게 매우 걱정스러운 일"이라고 비꼬았다.
유럽연합(EU)는 내년 시행 예정인 디지털서비스법(DSA)을 거론하며 경고에 나섰다.
베라 요우로바 EU 집행위원회 가치·투명성 담당 부위원장은 이번 조처를 '자의적 계정 중단'이라고 규정하고 "EU의 DSA는 언론 자유와 기본권을 존중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머스크의 트위터 계정을 태그한 뒤, 곧 제재가 있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도 이 같은 트위터의 조처에 우려의 목소리를 내놨다.
스테판 두자릭 유엔 대변인은 구테흐스 사무총장이 이 같은 언론인 계정 정지 조처를 '매우 불안하다'고 비판했다고 전했다.
그는 언론의 자유를 위한 공간을 주겠다고 공언하는 플랫폼에서, 언론의 목소리를 침묵시켜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고 대변인은 전했다.
아울러 많은 전 세계 언론인들이 검열과 신체적 위협 등을 당하지만, 이번처럼 계정을 정지시키면 '위험한 선례'로 남게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머스크는 지난 10월 말 440억 달러(58조원)를 인수대금으로 지불하고 트위터의 새로운 사주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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