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원유 가격 상한제, 폴란드 반대로 EU 막판 합의 불발

러 원유 상한가 두고 입장 차…EU "60~70달러" vs 폴란드 "30달러"

러시아 북부 나딤에서 250km 떨어진 곳에 지어진 가스프롬 원유 시설. ⓒ AFP=뉴스1 ⓒ News1 강민경 기자

(서울=뉴스1) 정윤미 기자 = 유럽연합(EU)이 28일(현지시간) 주요 7개국(G7)의 러시아산 원유 가격 상한제에 대해 막판 합의에 실패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폴란드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자금 조달 능력을 줄이기 위해 G7이 제한한 가격보다 상한선을 낮게 설정해야 한다고 주장함에 따라 EU의 합의가 불발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미국 재무부 주도로 G7은 우크라이나 침공한 러시아 압박 차원에서 러시아산 원유 가격 상한제를 제시했다. 러시아산 원유 수입 가격을 60~70달러로 상한하고 이를 초과할 경우 러시아산 원유에 대한 보험·운송 등 해상 서비스를 금지하자는 것이다.

러시아는 원유 수출로 막대한 수익을 취하고 있으며 수익분의 상당수를 우크라이나 전쟁 자금으로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 세계 원유 공급의 10%가 러시아산이며 생산 원가는 20달러로 추정된다.

폴란드 등에선 러시아산 원유가 이미 63.50달러 상당 가로 거래되고 있기 때문에 G7이 제시한 상한가가 러시아에 실질적 피해를 주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따라 폴란드, 리투아니아, 에스토니아 등은 배럴당 30달러 상한선을 촉구해왔다.

다만 G7은 상한가가 너무 낮을 경우 몰타, 키프로스, 그리스 등 대형 해운업계가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익명의 한 외교관은 "합의는 없다"며 "법적 문서는 합의됐지만 폴란드는 여전히 가격에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 EU 외교관은 "폴란드는 수용 가능한 대안을 제시하지 않은 채 가격에 대해 전혀 타협하고 있지 않다"며 "폴란드 입장에 대한 불만이 커지고 있다"고 했다.

복수의 관계자에 따르면 가격 상한제 합의를 위한 다음 회의 날짜는 아직 정해지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내달 5일로 예정된 러시아산 원유 가격 상한제 실시는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 내주 2일까지 G7의 가격 상한제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EU는 지난 5월 말 합의된 강력한 대러 제재안을 시행할 것이라고 폴란드 외교관들은 밝혔다.

younm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