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이언트 스텝' ECB 기준금리 0.75% 인상…11년 만에 최고(종합)

침체 우려에도 물가잡기 올인…추가 금리인상 시사

유럽중앙은행ⓒ AFP=뉴스1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유럽중앙은행(ECB)이 기준금리를 0.75%포인트(p)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했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이 치솟는 에너지 가격으로 침체에 빠질 우려가 크지만 역대 최고의 인플레이션을 잡겠다는 의지를 키웠다.

ECB는 8일 통화정책회의에서 주요 정책금리인 예금금리를 제로(0)에서 0.75%로 올려 2011년 이후 최고로 높였다. 2연속 금리인상으로 인상폭이 0.75%p였던 것은 1999년 1월 이후 처음이다.

지난 7월 ECB는 예금금리를 마이너스(-) 0.5%에서 제로(0)로 인상하며 11년 만에 처음으로 금리를 올렸다.

은행 유동성을 위한 핵심재융자금리도 0.5%에서 1.25%로, 한계대출금리 역시 0.75%에서 1.5%로 높였다.

ECB는 성명을 통해 "이번 중요한 조치는 정책금리를 매우 완화적 수준에서 중기 인플레이션 목표 2%로 시기적절하게 복귀할 수 있는 수준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초반에 높게 배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성명은 "금리가 더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며 "인플레이션이 아직 너무 높고 오랜 기간 동안 목표를 웃돌아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8월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인플레이션은 9.1%에 달해 9개월 연속 상승했다. 앞으로 몇 개월 동안 인플레이션은 최소 10%를 넘길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ECB는 성장률이 올해 3.1%에서 내년 0.9%로 떨어졌다가 내후년 1.9%로 회복할 것으로 예상했다. 6월 전망에서 성장률은 올해 2.8%에서 내년과 내후년 2.1%로 소폭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었다.

올해 인플레이션은 기존 6.8%에서 8.1%로, 내년은 3.5%에서 5.5%로 각각 상향됐다. 2024년 인플레이션 전망은 2.1%에서 2.3%로 올라갔다.

ECB는 성명에서 "매우 높은 에너지 가격이 소득의 구매력을 떨어 뜨리고 있다"며 "공급망 정체는 풀리고 있지만 여전히 경제활동을 제약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많은 이코노미스트들과 달리 ECB는 당장 침체를 예상하지는 않았다. ECB는 "경제가 올해 후반과 내년 1분기 정체될 것"이라고만 전망했다.

프린서플글로벌인베스터스의 시마 샤 수석글로벌전략가는 "ECB가 0.75% 인상 클럽에 가입했다"며 이번 조치에 대해 "중앙은행들이 직면한 인플레이션 문제의 심각성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shink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