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토 가입 신청' 핀란드 공항에 러시아 관광객이 붐비는 까닭은?

'솅겐 지역'서 발급 받은 비자로 러 관광객 유럽 입국
"대러 제재 차원에서 비자 중단해야" vs "푸틴 죗값 러 국민에게 전가 할 수 없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6개월째를 맞이한 가운데, 지난 19일(현지시간) 필란드 헬싱키 반타 국제공항의 주차장에 러시아 번호판이 붙은 자동차가 주차돼 있다. 2022.08.19/뉴스1 ⓒ AFP=뉴스1 ⓒ News1 김민수 기자

(서울=뉴스1) 김민수 기자 = 우크라이나 전쟁이 6개월을 맞이한 가운데, 핀란드가 유럽으로 여행하는 러시아 관광객들의 주요 환승국이 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고 23일(현지시간) AFP통신이 보도했다.

러시아는 지난달 15일부로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여행 제한을 해제했다. 이에 따라 핀란드로 향하는 러시아인 관광객 수가 급증했다.

실제로 AFP는 핀란드의 헬싱키 반타 국제공항 앞 주차장에 러시아 번호판을 단 포르쉐나 벤틀리 등 고급차들이 가득 메웠다고 설명했다.

유럽연합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자, 제재의 일환으로 영공을 굳게 닫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러시아인 관광객이 핀란드에 입국할 수 있는 이유는 솅겐 협정 때문이다.

솅겐 협정이란 유럽 각국이 국경 시스템을 최소화해 국가 간 통행의 제한을 완화하기 위해 유럽 26개국이 맺은 조약이다. 이 조약에 참여한 국가들은 '솅겐 지역'으로 불리며, 조약에 따라 국가 간 국경을 철폐하고 출입국 수속을 없앤다.

핀란드는 애초 70여년 동안 군사적 중립을 고수해왔지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 전쟁에 위협을 느끼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을 신청했다. 다만 러시아인 관광객의 입국에 대해선 별도로 제한을 하지 않았었다.

그러나 지난 16일 핀란드는 러시아인에 대한 비자 발글은 기존의 10% 이하 수준으로 줄이기로 결정했다.

19일(현지시간) 핀란드의 헬싱키 반타 국제공항에 여행객들이 대기 중인 모습. 2022.08.19/뉴스1 ⓒ AFP=뉴스1 ⓒ News1 김민수 기자

하지만 러시아인들은 유럽 여행을 위해 '솅겐 지역'에서 비자를 발급받고, 이를 활용해 핀란드로 입국하고 있다.

핀란드 국경수비대가 8월에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핀란드의 동부 국경을 통해 입국한 러시아인의 약 3분의 2는 핀란드가 아닌 다른 국가에서 발급한 비자로 입국한 것으로 드러났다.

핀란드 국경수비대에 따르면 특히 헝가리와 스페인, 이탈리아, 오스트리아, 그리스, 스페인이 러시아인에게 비자를 발급하는 국가라고 언급했다.

페카 하비스토 핀란드 외무장관도 솅겐 조약으로 러시아인에게만 국경을 닫을 수 없다며 유럽연합 회원국들과 공동으로 결정할 문제라고 언급했다.

핀란드는 러시아인에 대한 비자 발급 중단 문제를 오는 30일 체코에서 열리는 유럽연합 외무장관 회의에서 논의할 계획이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도 러시아인에 대한 비자 발급 중단 문제를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연합 회원국 중 라트비아와 리투아니아, 폴란드는 우크라이나 전쟁 시작 직후 러시아인에 대한 신규 관광 비자 발급을 중단했다. 여기에 에스토니아는 나아가 다른 유럽연합 회원국에서 러시아인들이 비자 발급을 받지 못하도록 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하지만 이를 두고 반론도 만만치 않다. 즉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치인들이 결정한 침략 전쟁의 책임을 러시아 국민들에게도 전가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이에 대해 "이는 러시아 국민의 전쟁이 아닌 푸틴의 전쟁"이라며 우려를 표명했다. 그는 "러시아 정권에 동의하지 않아 러시아를 떠나려는 사람들"에게 불이익이 돌아갈 수 있다고 지적했다.

kxmxs410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