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우크라이나에서 군사력 사용않기 바란다"(종합)

"미러 관계 우크라사태이전 이미 냉각"

(서울=뉴스1) 정이나 기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AFP=뉴스1

</figure>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중앙정부가 나라를 '구렁텅이(abyss)'로 빠뜨리고 있다고 비난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TV를 통해 생중계된 연설에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수많은 이해관계가 얽힌 사이"라며 "우크라이나의 질서를 회복하기 위한 유일한 방법은 대화 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 친러 시위에 개입했다는 주장은 '헛소리'"라고 비난하는 한편 친러 시위대에 대해 무력개입하기로 한 우크라이나의 결정은 "심각한 범죄"라고 주장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어 우크라이나 사태 해결방안 논의를 위해 제네바에서 개최된 4자회담에 대해 "매우 중요한 단계"라고 환영하면서 우크라이나 중앙정부에는 동부지역 러시아어권 지역사회 대표들과 대화를 시작하라고 촉구했다.

푸틴 대통령은 아울러 우크라이나에서 군사력을 사용하게 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동부와 남부지역에 거주하는 러시아계 주민들의 안위를 보장하라"고 촉구하며 "러시아의 군사개입 권한을 우크라이나에서 사용하게 되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달 크림반도 합병이 어느 정도는 우크라이나 동부에 대한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의 병력 증강에 따른 대응이었다고 시인하면서 "군사 인프라가 우리 국경쪽으로 이동하는데 걱정되고 의문이 생기지 않았겠느냐. 이에 대응할 조치를 취할 필요가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아울러 러시아로의 편입을 원한다는 입장을 계속해서 밝혀온 몰도바령 트란스니스트리아 자치공화국에 대해서는 "자신들의 운명을 결정할 권한을 트란스니스트리아 주민들에게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달 23일 러시아가 크림자치공화국을 합병한 뒤 우크라이나 서부 접경지역인 트란스니스트리아 합병을 추가로 시도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 바 있다.

푸틴 대통령은 이어 다음달 25일로 예정된 우크라이나 대선에 대해서는 "이해할 수 없는 방법으로 진행되고 있다"며 의문을 제기했다.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대선 과정이 우리로서 받아들일 수 없는 방법으로 진행되고 있다"며 "지금과 같은 방법으로 치러진다면 우리는 대선을 합법이라고 인정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울러 미-러 관계가 우크라이나 사태 이전부터 냉각되기 시작했다며 양국 관계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미국이 타국의 핵심이익을 존중하고 국제법을 준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은 "미국과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사태 이전부터) 서로 어느정도 신뢰를 잃은 상태였지만 우리 잘못이라 생각하지는 않는다"며 "미국은 유고슬라비아,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리비아 사태에 모두 개입했으면서 우리가 우리 이익을 수호하려는 건 용납하지 않고 있다"고 비난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우크라이나 측에 "밀린 가스대금 22억 달러(약 2조2858억원)을 한 달 안에 지불하라"고 촉구하며 "그러지 않으면 지금까지 지불한 금액에 한해서만 선불 조건으로 가스를 공급하겠다"고 으름장을 놨다.

이날 유럽연합(EU)은 푸틴 대통령이 지난 10일 "우크라이나가 밀린 가스대금을 러시아에 지불하도록 중재하지 않으면 가스공급을 중단하겠다"며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등 18개국 유럽 정상들에게 서한을 보낸데 대해 "중재할 용의가 있다"고 답변한 바 있다.

lchu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