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치 비가 8시간 만에…'사망자 158명' 스페인 대홍수 원인은
찬 공기와 따뜻한 바다 만나 빠르게 구름 형성하는 'DANA' 영향
지구 온난화로 바다 데워지면서 극심한 폭우 가능성
- 정지윤 기자
(서울=뉴스1) 정지윤 기자 = 스페인 동부에서 폭우로 인한 돌발 홍수가 발생하면서 사망자가 158명까지 증가한 가운데 홍수의 원인으로 지구 온난화가 지목됐다.
AFP통신과 로이터통신, 스페인 현지 매체 엘파이스 등을 종합하면 31일(현지시간) 스페인 동부 발렌시아 지역에 폭우가 내려 도로와 마을이 물에 잠겼다.
앙헬 빅터 토레스 스페인 지역 협력 담당관은 지금까지 발생한 사망자가 158명이라고 밝혔다. 실종자 수는 정확히 집계되지 않았지만 수십 명 더 추가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구조대원들이 각종 잔해와 진흙 아래에서 시신을 수색하고 있어 사망자 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스페인 국가 기상청 AEMET에 따르면 이번 폭우로 발렌시아 지역에는 단 8시간 만에 1년 치 강수량이 퍼부었다.
과학자들은 이번 홍수가 인간이 야기한 기후 변화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차가운 공기와 따뜻한 공기가 만나면 강력한 비구름이 생성되는데, 기후 변화로 인해 이러한 패턴이 더 빈번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스페인 동부와 남부는 대서양과 지중해 사이에 있어 이 현상에 특히 취약하다. 이 현상은 스페인어로 '고고도 고립 저기압'을 줄인 말인 'DANA'로 알려져 있다. 이 용어가 만들어지기 전 이 지역 주민들은 가을에 내리는 폭우를 '고타 프라이아(gota fria·차가운 물방울)'라고 부르기도 했다.
일반적으로 폭풍이나 돌풍과는 달리, 극지방 및 아열대 제트기류와 무관하게 형성된다. 차가운 공기가 따뜻한 지중해 해역 위로 불면 더운 공기가 빠르게 상승해 구름을 형성한다. 이에 따라 큰 우박 폭풍이나 토네이도가 발생하기도 한다.
전문가들은 DANA가 기후변화로 인해 발생했는지는 더 분석해 봐야 하지만, 지중해의 기온 상승과 더 따뜻한 대기 조건이 극심한 폭우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레딩대학교 수문학 교수 하나 클로크는 "우리는 미래에 이런 폭발 홍수를 더 많이 보게 될 것"이라며 "여기에는 기후 변화의 흔적이 있고, 엄청나게 많은 강우량과 파괴적인 홍수가 있다"고 말했다.
호르헤 올치나 알리칸테 대학교 기후 전문가는 "따뜻한 지중해와 계절이 기후변화로 인한 폭우에 연료가 됐다"며 "폭풍이 이 수준에 도달하면 허리케인이나 열대 저기압과 비슷한 효과를 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stopyu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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