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여행 단념하는 한국 관광객 속출…제주항공 참사 여파
한국인에 인기 푸꾸옥·나트랑·다낭서도 예약 취소 잇따라…30~40%↓
LCC 운항편이 주류인 동남아권 관광지, 관광객 신뢰도 하락으로 악영향
- 권진영 기자
(서울=뉴스1) 권진영 기자 = 지난달 29일 발생한 무안 제주항공기 참사의 여파로 베트남을 찾는 한국인 관광객이 급감했다는 현지 매체의 보도가 나왔다.
VN익스프레스는 관광 업체의 데이터를 인용해 항공 참사의 영향으로 관광 운수 회사의 예약이 30% 줄고, 단체 투어의 30%가 취소됐다고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한 회사 임원은 이번 사고로 많은 한국인 관광객이 비행기 탑승을 주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은 일본·태국·대만·미국과 더불어 베트남을 가장 많이 찾는 나라다.
통상적으로 12월에서 그다음 해 4월까지는 베트남 여행 성수기로 꼽힌다. 하지만 푸꾸옥·다낭·나트랑 등 한국인에게 가장 인기 있는 관광지에서 마저 예약 취소 건이 잇따르고 있다.
푸꾸옥 소재 레저 그룹 '세일링 클럽'은 항공 참사 이후 예약률이 10% 감소한 것으로 파악됐다.
나트랑과 깜라인이 속한 칸호아성 관광협회는 한국인 관광객이 30~40%가량 줄어들었다며 한국의 정치적 문제로 인해 여행객들의 신뢰도가 저하돼 경기 침체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다낭의 한 4성급 호텔 운영자는 지난 12월 30일~1월 10일 사이에 투숙 예정이었던 손님 50~60명이 돌연 예약을 취소했다고 했다. 그는 "우리는 거의 모든 손실을 감수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제주항공은 참사 발생 후 하루 사이 6만8000건의 항공권이 취소됐다. 한국 여행사들은 온라인 광고와 홈쇼핑 채널 판매를 중단했으며, 항공편과 투어 패키지를 우선적으로 취소했다.
특히 참사 기종인 보잉 737-800은 주로 저비용항공사(LCC)에서 동남아시아와 일본행 운항에 운용되고 있어 소비자들의 우려는 쉽사리 꺼지지 않고 있다.
베트남을 자주 간다는 정아람 씨는 "저는 운이 좋다고 생각하지만 더 이상 저비용 항공사를 싶지는 않다"고 말했다. 그는 정신적 회복을 위해 당분간 여행을 피할 계획이라고 했다.
하지만 푸꾸옥 관광업계는 장기적으로는 한국인 관광객이 다시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여행객의 신뢰도가 회복되면 2월쯤까지 방문객 수가 다시 안정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realkw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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