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 새해 불꽃놀이 취소 위기…정부·노조 대치로 철도 중단 우려

노조 "4년간 임금 32% ↑" vs 정부 "3년간 퇴직연금 인상분 포함 11% ↑"
경찰 "불꽃놀이 취소할 수도"…정부 "파업의 경제적 손실 막대"

호주 시드니에서 지난 1일(현지시간) 하버브릿지와 오페라하우스 위로 새해 전야 불꽃놀이가 진행되고 있다. 2022.01.02 ⓒ AFP=뉴스1 ⓒ News1 김민수 기자

(서울=뉴스1) 김지완 기자 = 호주 뉴사우스웨일스주의 철도 노조와 주정부 사이의 임금 협상이 평행선을 달리면서 새해 불꽃놀이 등 대규모 행사에서 철도 운행이 중단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호주 가디언지에 따르면, 크리스 민스 뉴사우스웨일스 주총리는 23일 최근 몇 달 동안 철도 노조와의 협상에서 임금 합의가 이루어질 때까지 철도 무료 운행을 실시하라는 요구하는 요구에 두 번이나 "어리석게도 동의"했지만, 그의 양보는 궁극적으로 진전을 이루지 못했다며 노조의 제안을 거부했다.

앞서 1만 3000명의 철도 노동자가 가입된 철도·트램·버스 노조(RTBU)는 연간 8%의 임금 인상(4년간 32% 인상)을 요구하면서 그 대신 새해 첫날 무료로 철도를 운행하겠다고 제안했다. 노조는 임금 인상 요구를 절대 양보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반면 주 정부의 초기 제안은 3년간 임금 9.5% 인상이었다. 이후 정부는 기업 협약에서 퇴직연금 인상분을 포함해 3년간 11%의 임금 인상을 제안했다. 민스 주총리는 간호사들의 비슷한 요구도 거절하고 있는 상황에서 철도 노조의 요구만 들어주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양측 입장이 좁혀지지 않자 RTBU는 22일 주 정부에게 합의가 이루어질 때까지 정부가 시드니 통근자들의 운임을 면제해 준다면 오는 1월 7일까지 모든 파업 활동을 일시적으로 중단하겠다고 제안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민스 주총리는 정부와 노조 사이에 신뢰 문제가 발생했다며 제안을 일축했다. 또 무료 철도 운행은 정부에 1억 호주달러(약 910억 원) 이상의 손실을 입힐 것이라며 이는 임금 인상 요구에 모순된다고 지적했다.

결국 오는 24일 예정된 공정근로위원회 청문회의 분위기는 한층 더 무거워질 전망이다. 이 청문회의 목적은 파업 행동이 공동체 안전에 위험이 되고 12월 31일에 불꽃놀이가 취소되면 9800만 호주달러(약 890억 원)의 경제적 손실을 일으키기 때문에 이를 중단하라는 정부의 요구를 심의하는 것이다.

민스 주총리는 노조의 요구에 동의할 경우 내년에도, 호주의 럭비 시즌인 '스테이트 오브 오리진'(State of Orgin)이나 호주 풋볼 리그의 '그랜드 파이널'(Grand Final) 경기에도, 크리스마스, 부활절에도 똑같은 일이 반복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결국 정부는 선을 그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스 주총리의 대변인도 "노조의 제안은 우리에게 없는 수백만 달러의 비용이 들 것"이라며 "이번 파업이 연휴 기간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테이블에 있는 모든 법적 선택지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노조의 뉴사우스웨일스 지부 사무총장인 토지 워니스는 파업으로 인해 좌절감을 느끼는 통근자들이 2027년 총선에서 표를 던질 수 있도록 분노를 억눌러야 한다고 말했다.

양측의 대립으로 인파가 몰리는 새해 첫날에 철도 운행이 중단될 위기에 처하자, 뉴사우스웨일스주 경찰청장인 카렌 웹은 새해 전야 불꽃놀이 행사를 취소하는 것도 정부에 권고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또 철도 파업의 원인으로 주말에 수백 편의 열차가 취소됐다면서도 철도 작업도 지원의 원인이 된다고 말했다.

gw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