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나 마셨길래…손수레로 만취 관광객 실어나른 경찰 화제

경찰 "딸을 둔 게 어떤 것인지, 부모가 그들을 얼마나 걱정하는지 안다"
최근 동남아서 '메탄올 불법 밀주'로 인한 중독사 잇따라…예방 차원

태국 경찰이 만취한 관광객 2명을 수레에 태워 숙소까지 이송하고 있다. 2024.12.03/ (출처 : 바이럴프레스)

(서울=뉴스1) 권진영 기자 = 손수레로 고주망태가 된 관광객들을 직접 숙소까지 데려다 준 태국 경찰이 화제다.

텔레그래프는 3일(현지시간), 태국 관광 명소 끄라비 피피섬에서 수영복 차림으로 술에 취해 몸을 가누지 못하는 외국인 관광객 2명을 태우고 숙소에 안전 이송한 태국 경찰의 소식을 보도했다.

현장에 출동한 주알롱 씨는 그들의 부모님이 어떤 심정일지 생각하며 수레를 끌었다고 말했다. "나는 딸을 둔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그리고 우리가 그들을 얼마나 걱정하는지 안다"며 "그런 상태에서는 바다에 빠지거나 계단에서 넘어지는 등 사고가 일어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관광객들이 숙소 침대로 무사히 돌아가는 것을 확인한 다음에야 돌아갔다.

오토바이나 차량을 활용하는 대신 손수레에 관광객을 태운 것은 현장 주변 도로가 모두 보행자 전용이고, 오토바이에는 "의식 없는 승객"을 태울 수 없다는 규칙 때문이라고 현지 경찰은 설명했다.

태국 경찰이 직접 손수레까지 끈 것은 호의 차원에서 나온 조처가 아니다. 지난달 이웃 나라 라오스의 유명 관광지 방비엥에서는 메탄올이 든 주류를 마신 외국 관광객 6명이 사망하며 치안에 빨간불이 켜졌기 때문이다.

라오스뿐만 아니라 태국에서도 지난 8월, 메탄올 불법 밀주가 유통돼 6명이 숨지고 20명 이상이 병원에 입원한 바 있다.

메탄올은 무색 가연성 공업용 액체로, 인체에 치명적이지만 에탄올과 비슷한 냄새가 나서 가짜 술 제조에 이용되기 쉽다.

BBC에 따르면 메탄올에 중독된 경우, 실명·혼수상태 등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며 심한 경우 사망에 이를 수 있다.

국경없는의사회(MSF)는 아프리카·남미 지역에서도 종종 메탄올 중독이 발생한다며, 믿을 수 있는 곳에서 술을 마시고 가정집에서 만든 술이나 불법 주류는 피하라고 당부했다.

영국 외무부는 특히 "무료로 제공되거나 증류주 기반 음료를 구매할 때 주의"하라며 "겉표지, 냄새, 맛이 이상해 보인다면 마시지 말라"고 했다.

realkw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