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의 트럼프 시대 대비법…'미국산 무기 대량 구매 검토'
[트럼프 시대]"대만이 자체 방위에 더 많이 투자하려는 본능"
- 김예슬 기자
(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선이 중국과 대만 양안 관계에 미칠 영향에 주목되는 가운데 대만이 미국으로부터 무기를 대거 구매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0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대만이 록히드 마틴 선박과 노스롭 그루먼의 E-2D 어드밴스드 호크아이(조기경보기), 공중 레이더 시스템을 요청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또 이들은 대만이 패트리어트 미사일과 F-35 전투기도 요청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대만은 F-35 전투기 60대, 어드밴스드 호크아이 4대, 퇴역 군함 10척, 패트리어트 미사일 400대를 요청할 수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한 전직 관리는 "대만은 (중국 문제에 있어) 진지함을 보여주기 위해 (대규모 무기) 패키지를 고려하고 있다"며 "대만은 트럼프가 지명될 때 미국 국가 안보 고문에게 가서 매우 공격적인 무기 패키지를 제시할 것"이라고 FT에 말했다.
미국은 대만에 무기와 훈련을 제공해 왔다. 지난 2022년 미국 의회는 2023~2027년까지 대만에 연간 20억 달러(약 2조7500억 원)의 안보 자금을 지출하도록 승인했으며, 지난 4월에는 대규모 추가 국가 안보 지출 법안의 일환으로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20억 달러의 안보 보조금을 승인했다.
아울러 미 국무부는 지난달 약 3억6000만 달러(약 5000억 원) 상당의 미사일과 드론을 대만에 판매하도록 승인했다.
다만 대만 입장에서는 미국의 대선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중국이 2027년까지 대만을 무력으로 통일할 준비를 마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선 시 대만에 미군을 파견하는 옵션을 선택하지 않을 것"이라며 불개입을 시사한 바 있다.
대만은 미국의 압박에 국방비를 꾸준히 인상해 국내총생산(GDP) 2.5% 수준까지 올렸으나, 트럼프 전 대통령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에 요구하는 3%에는 못 미친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미국이 현재 제공하는 군사 원조와 관련해 대만에 추가적인 부담을 요구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1기 트럼프 행정부에서 국방부 동아시아 담당 부차관보로 재직했던 하이노 클링크는 FT에 "대만이 자체 방위에 더 많이 투자하려는 본능은 옳았다"며 "트럼프 행정부 1기에는 역사적인 무기 판매 패키지가 승인됐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트럼프 1기에서 미국은 F-16 전투기와 에이브럼스 전차 등 대만에 210억 달러(약 29조 원) 규모의 11개 무기 패키지를 승인했다. 바이든 행정부가 승인한 무기 패키지가 70억 달러(약 9조7000억 원) 규모인 것과 대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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