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 요격 기술 때문에'…호주 군사위성 프로그램 백지화

정지 궤도 위성 대신 그물형으로 분산된 초소형 위성 개발하기로
중국·러시아, 위성 요격 미사일 등 우주 무기 개발에 주력

미국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에서 지난해 12월 1일 열린 오커스(AUKUS) 국방장관 회의에서 리처드 말스 호주 국방장관이 발언하고 있다. 2023.12.1 ⓒ AFP=뉴스1 ⓒ News1 강민경 기자

(서울=뉴스1) 김지완 기자 = 호주가 위성을 요격할 수 있는 새 기술의 위협을 고려해 호주 사상 최대 규모의 군사위성 프로그램을 폐기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리차드 말스 호주 부총리 겸 국방장관은 5일 이같이 밝히면서 대안으로 '마이크로 위성'으로 불리는 초소형 위성을 그물망 형태로 배치해 군사 통신 목적으로 사용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앞서 호주 국방부는 4일 'JP9102'라고 불리는 록히드마틴과 진행하는 70억 호주 달러(약 6조 4000억 원) 규모의 정지궤도 위성 프로젝트를 취소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4월 록히드마틴이 사업자로 선정된 이 프로젝트는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호주가 처음으로 통제하는 위성 통신 시스템을 개발하는 것으로, 호주군의 사이버 및 전자전 대응 능력을 획기적으로 강화할 것으로 기대됐다.

말스 장관은 이 프로젝트로 쏘아 올릴 2개~3개 위성이 8년 전에 설계된 것이고, 그 이후 하늘에서 위성을 쏘아서 파괴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 대안으로 제시된 초소형 위성 수천개를 그물망 형태로 분산시켜 동일한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서 말스 장관은 우크라이나가 사용하는 스타링크를 예시로 들며 호주도 더 분산되고 회복력 있으며 비용 대비 효과적인 군 통신 체계를 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맷 키오 호주 국방인사부 장관도 ABC 방송 라디오 인터뷰에서 "회복력이 더 높은 그물형 위성 배열을 개발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실제로 러시아는 위성 요격 미사일(ASAT)과 대(對)우주 무기 개발에 주력해 왔다. 지난 2021년 11월 러시아는 ASAT를 발사해 가동을 멈춘 옛 소련 첩보위성인 '코스모스-1408'을 파괴했다. 이때 생긴 파편 때문에 국제우주정거장 직원들이 대피하는 소동이 일어나기도 했다. 지난 5월에는 미국 국방부가 러시아가 다른 위성을 공격할 수 있는 저궤도 위성을 발사했다고 발표했다.

중국 또한 ASAT를 보유하고 있으며 전자파나 레이저로 적국 위성 센서를 무력화 또는 방해할 수 있는 무기 체계도 갖고 있다.

gw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