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명 미인이었는데'…딥페이크 로맨스 스캠에 626억원 털린 남성들

홍콩서 사기꾼 일당 20여명 체포돼

딥페이크 기술로 만든 아름다운 얼굴로 위장해 돈을 뜯어 가는 '로맨스 스캠'을 당한 아시아 남성들이 총 4600만 달러(약 626억 원)의 피해를 봤다. ⓒ News1 윤주희 디자이너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딥페이크 기술로 만든 아름다운 얼굴로 위장해 돈을 뜯어 가는 '로맨스 스캠'을 당한 아시아 남성들이 총 4600만 달러(약 626억 원)의 피해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14일(현지시간) CNN 방송에 따르면 딥페이크로 만든 얼굴로 영상통화를 해 투자를 유도하는 방식으로 아시아 남성들의 돈을 뜯어 간 사기꾼 일당 20여 명이 홍콩에서 체포됐다.

홍콩 경찰은 이들이 남성 21명과 여성 6명이며 대만과 싱가포르, 인도 등 아시아 전역의 남성을 대상으로 범행을 벌였다고 판단해 사기 혐의로 체포했다.

용의자들은 21~34세 사이의 젊은이들이었으며 대부분 고학력자였다. 상당수는 지역에서 대학을 졸업한 후 갱단에 채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해외 IT 전문가들과 협력해 가짜 암호화폐 플랫폼을 구축하고 피해자들이 여기에 투자하도록 강제한 것으로 보인다고 경찰은 덧붙였다.

이 같은 수법을 '돼지 도살'이라고도 한다. 먹이를 주고 살을 찌워서 잡아먹는다는 뜻이다. 용의자들은 피해자들과 개인적인 친분을 맺고 계속해서 투자 수익을 보게 해 점점 더 큰 돈에 욕심을 갖게 한 뒤 최대 투자를 끌어내 마지막에 이 돈을 챙겨 사라진다.

일반적으로 이런 범죄는 동남아시아 등지에서 중국 갱단이 벌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피해자는 대부분 노인이었다.

CNN은 딥페이크 기술이 점점 발전하면서 잠재적 피해자들이 속아 넘어갈 확률이 커졌고, 이로 인해 홍콩 당국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같은 로맨스 스캠 사기단은 작업 단계별로 부서를 나눠 활동하는 등 고도로 조직화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심지어 피해자에게 진정성을 가지고 감정을 움직이라는 내용의 교육 매뉴얼까지 둔 곳도 있었다.

홍콩 경찰은 약 1년에 달하는 범행 기간에 100대 이상의 휴대폰과 여러 대의 명품 시계를 회수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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