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자흐 원전 도입 국민투표, '찬성'이 크게 앞설 듯…한국도 수주 경쟁

한국, 중국, 프랑스, 러시아 건설 경쟁

카자흐스탄 최대 도시 알마티에서 북쪽으로 약 400㎞ 떨어진 발하쉬 호수 기슭에 위치한 울켄 마을 인근의 원자력 발전소 건설 예정 지역 전경. 2024.9.21 ⓒ AFP=뉴스1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세계 최대 우라늄 생산국이지만 전력이 부족한 중앙아시아 카자흐스탄에서 6일(현지시간) 치러진 첫 원전 건설 찬반 국민투표에서 찬성표가 많은 것으로 보인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AFP는 투표 이후 카자흐스탄 국영방송을 통해 방송된 2개의 여론조사 결과를 인용해 찬성표가 약 70%에 달했다고 전했다 .

선거관리위원회는 공식 투표율 63.87%로 집계하고 최종 결과를 7일 발표할 예정이라고 AFP는 전했다. 옛 수도 알마티에서 북쪽으로 약 400km 떨어진 발하시 호수 기슭에 건설될 새 원전에는 한국, 중국, 프랑스, 러시아가 수주 경쟁을 벌이고 있다.

AFP에 따르면 이 발전소는 중앙아시아에서 두 번째로 큰 호수인 발하시 호수 기슭의 카자흐스탄 대초원에 있는 울켄 마을 근처에 건설된다.

카자흐스탄은 2800㎿(메가와트) 규모의 신규 원전 2기의 도입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29년 착공, 2035년 완공이 목표다.

앞서 2019년에 당선된 카심-조마트 토카예프 대통령은 이번 원전이 "카자흐스탄 독립 역사상 최대 규모의 프로젝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토카예프 대통령은 "첨단 기술을 갖춘 글로벌 기업으로 구성된 국제 컨소시엄"을 선호한다고 밝혔다. 토카예프 통치 하에서 시민 사회에 대한 압박이 완화했지만 여전히 권위주의적 요소가 강하게 남아 있는 카자흐스탄에선 '찬성' 쪽 캠프가 유세 과정에서 압도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AFP는 전했다.

이에 따라 소련 시절 핵실험으로 인한 대규모 방사능 피폭에 대한 분노가 여전하지만 투표 결과는 찬성 쪽으로 기울 것으로 예상됐다.

원전 사고가 나면 생태 재앙을 우려하는 건설 반대자들은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고 AFP는 지적했다. 현지 민간 언론에 따르면 국민투표 전 몇 주 동안 수십 명이 체포됐다. AFP에 따르면 1949년부터 1989년 사이에 소련이 약 450회의 핵실험을 실시하여 150만 명이 방사능에 노출되었다는 점에서 원자력 문제는 민감한 사안이다.

석유와 희귀 금속이 풍부하고 전 세계 우라늄의 거의 절반을 생산하는 카자흐스탄은 특히 약 2000만 인구의 절반이 거주하는 남부 지역의 만성적인 에너지 부족을 상쇄하기 위해 원자력을 사용하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AFP는 덧붙였다.

shink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