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단지 몰린 베트남 하이퐁에 태풍 '야기' 강타…한국 업체도 피해

"공장 벽 무너지고 안으로 물 넘쳐 흘러"
인명피해는 없어…모든 사업체에 통신·전기 공급 중

태풍 야기가 베트남 북부를 휩쓸고 지나간 9일(현지시간) 베트남 하이퐁시 트랑듀 공업지대에 있는 LG전자 공장이 태풍으로 인해 파괴된 모습, 2024.09.09 ⓒ 로이터=뉴스1 ⓒ News1 윤주현 기자

(서울=뉴스1) 정지윤 기자 = 대규모 산업단지가 모여있는 베트남 북부 하이퐁에 11호 태풍 '야기'가 몰아치며 베트남 수출업계에 비상등이 켜졌다.

1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베트남 현지 공장 운영진은 태풍 야기의 여파로 많은 공장이 심하게 파괴돼 공장 운영이 중단됐다고 밝혔다.

하이퐁 경제구역청의 보고서에 따르면 이 지역 산업단지 내 모든 나무가 부러지고 쓰러졌다. 보고서는 "많은 사업체의 지붕이 날아가고 일부 벽은 찢기거나 무너졌다"며 "대문, 울타리, 간판, 카메라, 차고 및 슬라이딩 금속문이 뒤집히고 공장 안으로 물이 넘쳐흘렀다"고 상황을 전달했다.

피해조사 관계자에 따르면 가장 극심한 피해를 입은 곳은 일본항공(JAL)의 자회사 주피터 로지스틱스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창고에 수출이나 배달을 위해 준비된 상품이 가득했다고 설명했다.

하이퐁에 생산을 맡기고 있는 LG전자 또한 지난 7일 공장 벽이 무너지는 사고를 겪었다. 이들은 냉장고와 세탁기가 있는 창고가 침수됐다고 밝혔다. 태풍 피해로 중단됐던 생산 작업은 10일부터 부분적으로 재개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이퐁과 광닌성에 생산공장을 두고 있는 DEEP C 산업단지 책임자 브루노 자스파르트는 "150개 공장 중 20개가 최소 몇 주 동안 가동이 중단될 것"이라고 전했다. 자스파르트는 많은 회사가 파손된 공장을 재건 중이며, 전력 소비량이 앞으로 최대 몇 달 동안은 평소보다 3분의 1 수준으로 유지될 것이라고 추산했다.

하이퐁 경제구역청은 다만 이번 태풍으로 인한 인명피해는 없으며 현재 모든 사업체에 물과 통신, 전기가 공급되고 있다고 전했다.

애플과 삼성 공급업체 폭스콘 등 다국적 기업의 대규모 공장이 있는 타이응우옌과 박장성에는 큰 영향이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폭우가 지속되면 이곳에도 홍수 피해가 이어질 것으로 우려된다.

stopyu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