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태풍 야기 강타한 베트남서 사망 127명·실종 54명

폭우로 베트남 북부 곳곳서 홍수·산사태 발생
홍강 수위 10m 넘어…하노이서 나무 쓰러져 교통정체 빚기도

태풍 야기가 베트남 북부를 휩쓸고 지나간 10일(현지시간) 태풍을 이기지 못한 나무 한 그루가 쓰러져있다. 베트남 정부에 따르면 이번 태풍으로 지금까지 63명이 숨지고 40명이 실종됐다. 2024.9.10 ⓒ AFP=뉴스1 ⓒ News1 윤주현 기자

(서울=뉴스1) 정지윤 기자 = 11호 태풍 야기의 영향으로 베트남에서 인명 피해가 계속되고 있다.

베트남 현지 매체 VN익스프레스에 따르면 베트남 자연재해 예방 및 통제부는 태풍 야기로 인한 홍수와 산사태로 사망자가 10일(현지시간) 오후 6시 기준 127명으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당국에 따르면 실종자 수는 54명이며 부상자는 764명에 달한다. 이 중 536명은 태풍 피해가 가장 심했던 꽝닌 지역에서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야기는 지난 7일 149㎞의 시속으로 베트남 북부에 상륙해 물 폭탄을 내렸다. 이에 따라 베트남 북부 옌바이, 라오까이, 타이 응우옌 지역을 중심으로 3만5000가구의 주택이 침수 피해를 보았다.

베트남 정부에 따르면 슈퍼 태풍 야기로 인해 지금까지 63명이 숨지고 40명이 실종됐다. 사진은 태풍으로 침수된 베트남 타이응우옌 시의 항공 사진. 2024.9.10 ⓒ AFP=뉴스1 ⓒ News1 윤주현 기자

라오까이성 재난 예방 및 수색구조 지휘부에 따르면 하노이를 가로지르는 홍강의 수위는 11일 밤 12시 기준 10.54m에 도달했다. 이는 지난 1968년 홍수 때보다도 1m 이상 높은 수준이다. 당국은 11일에도 수위가 계속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고 경고했다.

홍강 근처에 사는 판 티 투옛(50)은 개 두 마리를 껴안은 채 "그렇게 물이 많이 찬 건 처음"이라며 "가구 하나도 가지고 갈 수 없었다. 난 모든 것을 잃었다"고 말했다.

하노이 당국은 폭풍으로 지역 내 약 2만5000그루 이상의 나무가 뿌리째 뽑혔다고 전했다. 쓰러진 나무들은 도심의 주요 도로를 막아 대규모 교통 대란이 일어나기도 했다.

베트남 북부에는 삼성을 포함한 글로벌 기술 기업들의 주요 제조 업체들이 모여있어 막대한 경제적 피해도 우려된다. 일본상공회의소는 야기로 인해 공장 건물과 기계, 원자재, 제품 등이 피해를 본 일본 기업은 80곳 이상이라고 전했다.

베트남 정부는 북부 18개 주의 401개 자치구에 홍수 및 산사태 경보를 발령한 상태다.

stopyu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