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럭 10대 '풍덩'…베트남 철교 반쪽 뚝 잘라버린 태풍 야기 위력

태풍 야기에 베트남서 최소 64명 사망·22명 실종
길이 375m 다리 절반 이상 붕괴, 일부 교각은 떠내려가

제11호 태풍 야기로 인해 베트남 북부 푸토성의 한 교량이 붕괴됐다. <출처=소셜미디어 엑스>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제11호 태풍 야기의 영향으로 교량이 붕괴하고 버스가 급류에 떠내려가면서 베트남 내 사망자 수가 64명으로 증가했다.

AP통신과 VN익스프레스 등에 따르면 현지 정부는 태풍 야기로 인한 사망자 수가 최소 64명으로 집계됐다고 10일 발표했다. 실종자는 22명이다.

야기는 현재 열대성 저기압으로 약화했지만 지난 8~9일 홍수와 산사태가 추가로 발생하면서 사상자가 발생했다.

특히 베트남 북부 푸토성에서는 9일 홍강을 지나는 퐁차우 철교가 무너져 트럭 10대와 오토바이 2대가 강물에 추락했다.

3명은 강물에서 구조돼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최소 10명은 여전히 실종 상태다. 현지 관리는 VN익스프레스에 "각 차량에 몇 명이 탔는지 확실치 않아 사망자와 실종자 수를 정확히 집계하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길이가 375m에 달하는 이 다리는 절반 이상이 붕괴했고 일부 교각이 강물에 떠내려갔다.

강물에 빠진 응우옌 민 하이는 국영 베트남 TV 인터뷰에서 "떨어졌을 때 너무 무서웠다"며 "죽음에서 가까스로 벗어났다. 수영을 못해서 정말 죽는 줄 알았다"고 말했다.

9일 (현지시간) 슈퍼 태풍 '야기'가 강타한 베트남 북부 푸토성에서 홍강을 지나는 퐁차우 철교 교각이 홍수로 유실되면서 붕괴된 모습이 보인다. 2024.09.10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빰 쯔엉 선은 VN익스프레스 인터뷰에서 "오토바이를 타고 다리를 달리던 중 큰 소리가 들렸다"며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기도 전에 강물에 떨어졌고, 익사할 뻔했지만 바나나 나무를 붙잡고 있다가 구조됐다"고 밝혔다.

북부 까오방성 산악지대에서도 20명을 태운 버스가 산사태로 생긴 급류에 휩쓸려 내려갔다. 현지 국영 매체는 버스에서 시신 4구가 수습됐고 1명이 살아서 구조됐다고 전했다. 그러나 나머지 15명은 여전히 실종 상태다.

산업단지가 밀집된 하이퐁성에서는 수십 개 공장이 정전과 건물 손상으로 인해 생산을 재개하지 못했다. 공장 여러 곳의 지붕이 무너지면서 내부에 물이 스며들어 완제품과 고가의 장비가 손상된 사례도 보고됐다.

일부 기업들은 전기 공급이 여전히 되지 않고 있다며 생산 재개까지 최소 한 달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팜 민 찐 베트남 총리는 하이퐁을 방문해 도시 복구에 쓰일 자금 462만 달러(62억 원)를 승인했다.

전날 북부 라오까이성 유명 관광지 사빠에서 산사태가 발생해 유아를 포함한 6명이 숨졌고 9명이 부상했다.

pasta@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