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유명 목사, 미성년자 성 학대·인신매매 혐의로 체포

필리핀 경찰, 약 2주간 다바오 종교 본부서 대규모 수색 작전
12~25세 여성 고용해 성관계 요구한 혐의

'예수 그리스도 왕국' 교회 수장이자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전 대통령의 영적 고문을 맡았던 아폴로 키볼로이가 필리핀 다바오에서 기자회견에 참석하고 있다. 2016.05.23 ⓒ AFP=뉴스1 ⓒ News1 정지윤 기자

(서울=뉴스1) 정지윤 기자 = 수백만명의 신자가 따르는 필리핀의 유명 목사가 미성년자 성 학대 및 인신매매 혐의로 경찰에 붙잡혔다.

7일(현지시간) AFP통신과 필리핀 현지 매체 필리스타에 따르면 베냐민 아발로 필리핀 내무부 장관은 페이스북을 통해 "아폴로 퀴볼로이가 체포됐다"고 밝혔다.

74세의 퀴볼로이는 자신을 신의 아들이라고 주장하는 인물이다. 신자가 수백만명에 이르는 '예수 그리스도 왕국'(KOJC) 교회를 설립했다.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전 대통령과도 각별한 사이이자 정신적 조언자로 알려져 있다.

퀴볼로이는 2021년 퀴볼로이를 미성년자 성 학대 및 인신매매 혐의로 미국에서 기소됐다. 그는 12세에서 25세 사이의 여성들을 개인 비서 혹은 목회자로 고용하고 성관계를 요구한 혐의를 받는다. 이외에도 자금 세탁, 불법 입국 알선 등의 혐의를 받아 미 연방수사국(FBI)의 최우선 수배자 명단에 올랐다.

그의 잠적이 계속되자 지난달 24일 필리핀 경찰은 대규모 수색 작전을 선언했다. 필리핀 남부 다바오 지역의 퀴볼로이의 종교 시설 본부에 경찰관 2000명을 파견해 퀴볼로이 추적에 나섰다.

두테르테 전 대통령과 그의 딸 사라 두테르테 부통령, 아들 서배스천 두테르테 다바오 시장은 인권 침해 및 공권력 남용이라며 즉각 반발에 나섰다.

사라 두테르테 부통령은 "이러한 행위는 헌법적으로 보호되는 권리를 노골적으로 침해하는 것일 뿐만 아니라, 필리핀인들을 보호하고 섬기기로 맹세한 기관에 대한 신뢰를 저버리는 행위"라며 경찰을 강력 비난했다.

stopyu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