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스파이 의혹' 필리핀 전 시장, 도피 한 달 만에 인니서 체포

범죄 조직 연류 및 자금 세탁 혐의…지난 7월 말레이로 도주
마르코스 대통령 "양국 협력 덕…분법의 팔은 길고 결국 닿을 것"

19일(현지시간) 필리핀 타를라크주 밤반시에 '중국 간첩' 의혹을 받는 앨리스 궈 전 시장을 지지한다는 포스터가 걸려 있다. 2024.07.19/ ⓒ AFP=뉴스1 ⓒ News1 박재하 기자

(서울=뉴스1) 정지윤 기자 = 중국 스파이 의혹을 받던 중 도주한 필리핀의 전 시장이 인도네시아에서 붙잡혔다.

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필리핀 이민국과 범죄방지위원회는 이날 앨리스 궈(중국명 궈화핑) 전 밤반시(市) 시장이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20㎞ 떨어진 탕에랑시에서 체포됐다고 밝혔다.

필리핀 법무부는 "궈 전 시장이 인도네시아 경찰에게 구금된 사실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궈 전 시장은 머리를 짧게 자르고 변장을 시도해 수사를 피하려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필리핀은 궈 전 시장의 인도를 요청한 상태다.

궈 전 시장은 중국 범죄 조직과 연루돼 1억 페소(약 23억원)의 자금을 세탁한 혐의를 받는다. 앞서 지난 3월 필리핀 수사당국은 밤반시에 있는 온라인 도박장을 단속했는데, 해당 도박장은 궈 전 시장이 일부 소유한 토지에 지어져 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후 궈 전 시장의 출신 배경과 경력 등이 제대로 밝혀지지 않으면서 그가 사실 중국인 간첩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지문 확인 결과 2003년 입국한 중국인 여성 궈화핑의 것과 일치한 점이 드러나기도 했다. 궈 전 시장은 자신이 중국인 아버지와 필리핀 사정부 사이에서 태어났다며 친구 없이 돼지 농장에서 외롭게 자라 아무도 자신을 모르는 것이라 해명했다.

그러다 지난 7월 궈 전 시장이 해외로 도주하며 수사에 차질이 생겼다. 그는 필리핀 여권을 사용해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로 출국, 이후 싱가포르 등을 전전하다가 8월 인도네시아에 입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필리핀 상원은 의회 조사에 출석하기를 거부한 혐의로 수배를 내린 상태였다.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은 "인도네시아 정부와의 긴밀한 협력 덕에 체포가 가능했다"며 자신의 SNS를 통해 감사 인사를 전했다. 마르코스 대통령은 "정의를 회피하려는 사람에게 경고가 되길 바란다"며 "법의 팔은 길고 결국 당신에게 닿을 것"고 덧붙였다.

stopyu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