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마을 "우리 후손이 곧 미국 대통령"…해리스 조부 고향 들썩

"우유·코코넛 바치며 기도"…2021년에도 부통령 당선 축하

한 여성이 인도 타밀나두주 남부 툴라센드라푸람 마을의 도로변에 설치된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의 현수막 앞을 지나가고 있다. 2024.07.27 ⓒ 로이터=뉴스1 ⓒ News1 정지윤 기자

(서울=뉴스1) 정지윤 기자 =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의 대선 출마 소식에 그의 할아버지가 살았던 인도의 마을까지 경사를 맞이했다.

22일(현지시간) NPR에 따르면 인도 타밀나두주 툴라센드라푸람 지역의 한 사원에는 해리스 부통령의 사진이 들어간 포스터가 붙었다.

사원에서는 해리스 부통령의 미국 대선 승리를 기원하는 기도가 열렸다. 마을 사람들은 지난달 말부터 매일 사원을 찾아 해리스의 당선을 빌었다.

기도를 조직한 아룰모지 수다카르 의원은 매일 우유와 코코넛을 제물로 바친다고 설명했다. 수다카르 의원은 "여성 정치인으로서 해리스의 투쟁에 공감이 된다"며 "가장 존경하는 건 모든 정치적 도전을 맞닥드리면서도 미소를 지을 수 있는 능력"이라고 말했다.

툴라센드라푸람은 약 100년 전 해리스의 외조부모가 태어난 곳이다. 이들은 1930년대 인도의 다른 지역으로 이주했고, 해리스의 어머니 샤말라 고팔란은 1958년 인도에서 미국으로 이민을 갔다. 해리스는 5살 때 툴라센드라푸람을 방문한 적이 있으며, 잠깐 살기도 했었다고 밝힌 바 있다.

인구 2000명의 작은 마을인 툴라센드푸람은 대부분 논으로 둘러싸여 있다. 주민들도 농사를 지으며 겨우 삶을 유지할 만한 수준으로 생계를 이어가고 있다.

사원 관리자 SV 라마난은 마을 사람들이 "해리스가 대선에 출마해서라기 보단 TV에 나올 수 있다는 이유로 기뻐한다"고 언급했다. 이곳 사람들은 앞서 2021년 해리스가 부통령으로 취임할 당시 축하 행사를 열어 세계 언론의 주목을 받은 바 있다. 주민 12명과 인터뷰를 나눈 NPR은 대부분 사람들이 해리스의 출마에 기쁨을 표했지만 그가 어떤 정치인인지, 무엇을 대표하는지에 대해선 몰랐다고 덧붙였다.

아슈토시 바슈니 브라운대 정치학자는 "해리스의 인도 뿌리를 너무 심하게 받아들이면 안 된다"며 "해리스가 자란 곳을 고려하면 흑인으로서의 정체성이 인도보다 더 크다"고 지적했다. 이어 "해리스가 대통령으로 선출되더라도 인도에 대한 미국의 정책이 바뀔 수 있다는 증거는 거의 없다"고 단언했다.

그럼에도 지역 주민들은 2020년 마을이 TV에 나온 후 지역 은행의 복지 사업에 선정됐다며 해리스의 후광이 마을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희망을 저버리지 않았다. 지역 도서관 사서R. 우샤는 해리스가 당선 된 후 툴라센드라푸람을 방문했으면 좋겠다며 "우리 동네 근처 도로가 망가졌는데, 해리스가 온다면 당국은 의심할 여지 없이 레드카펫을 깔 것"이라고 말했다.

카멀라 해리스가 미국 부통령으로 취임하던 당시 주민들이 축하 행사를 열고 과자를 나눠먹고 있다. 2021.01.20 ⓒ 로이터=뉴스1 ⓒ News1 정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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