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리 도망으로 끝난 방글라 시위…"폭력 자제·평화적 정권 이양해야"

美 "법에 따라 모든 전환 이뤄져야"…EU "평화로운 전환 중요"
하시나 총리, 사임 후 인도로 도망…군부가 임시정부 맡아

수백 명의 사망자를 초래하면서 약 한 달 간 지속된 방글라데시의 반(反) 정부 시위가 5일(현지시간) 셰이크 하시나 총리의 사임으로 종료됐다. ⓒ AFP=뉴스1 ⓒ News1 이창규 기자

(서울=뉴스1) 이창규 기자 = '공무원 할당제'에서 촉발된 방글라데시의 반(反) 정부 시위가 셰이크 하시나 방글라데시 총리의 사임으로 끝난 가운데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가 추가적인 폭력 행위를 자제하면서 평화로운 정권 이양을 강조했다.

AFP 통신에 따르면, 매튜 밀러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5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방글라데시 시위와 관련해 "지난 몇 주 동안 너무 많은 목숨을 잃었으며 앞으로 며칠 동안 침착하고 자제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방글라데시에선 지난달 16일 학생들이 공무원 할당제에 반대하는 시위에 나섰다. 방글라데시 정부는 시위를 막으려 통행금지령에 군부대까지 동원했으나 이 과정에서 유혈사태가 발생하면서 반정부 시위로 확대됐다. 시위로 인한 누적 사망자는 300명을 넘었고 지난 3일에만 경찰관 14명을 포함해 최소 94명이 사망한 것으로 파악됐다.

결국 하시나 총리가 총리 관저를 떠나 인도로 도망을 가면서 시위도 일단락되는 모습이다. 와커 우즈 자만 방글라데시 육군참모총장은 군부가 임시정부를 맡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밀러 대변인은 "군대가 합법적인 시위대를 단속하라는 명령을 거부한 것이 사실이라면 이는 긍정적인 발전"이라며 "우리는 임시 정부의 발표를 환영하며 방글라데시의 법률에 따라 모든 전환이 이뤄질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그는 군부가 차기 지도부를 선출해야 하는냐는 질문엔 "우리는 방글라데시 국민이 미래의 방글라데시 정부를 결정하기를 원한다"고 답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도 방글라데시의 시위를 "평화롭고 질서있고 민주적인 전환"이라고 평가하면서 모든 폭력행위에 대한 완전하고 독립적이며 공정하고 투명한 조사를 촉구했다.

데이비드 라미 영국 외무장관도 성명을 통해 "방글라데시 국민은 지난 몇 주간의 사건에 대해 유엔이 주도하는 완전하고 독립적인 조사를 받을 자격이 있다"며 시위와 관련한 조사를 언급했다.

조셉 보렐 유럽연합(EU) 외교정책 고위대표도 "인권과 민주주의 원칙을 완전히 존중하면서 민주적으로 선출된 정부로의 질서있고 평화로운 전환이 보장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yellowapoll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