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사상 최악 기름 유출' 막기 위해 고군분투…"7일 목표"

"유출 최소한 수준…탱크 내 기름 빼낼 것"
유분 분산제·흡입형 처리 장치까지 동원

24일(현지시간) 밤 11시 59분에 찍힌 사진을 보면 유조선 '테라 노바'호가 마닐라만에서 기울어져 전복되기 직전인 상황이다. 필리핀 국적의 사고 선박은 산업유 140만리터를 싣고 있으며 전복된후 25일 결국 침몰해 일대에 기름 유출 우려를 키우고 있다. 2024.07.25 ⓒ AFP=뉴스1 ⓒ News1 정지윤기자

(서울=뉴스1) 정지윤 기자 = 필리핀 수도 마닐라 앞바다에서 유조선이 침몰해 대형 기름 유출 사고가 우려되자 해안경비대가 작업에 나섰다.

25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아르만도 발릴로 필리핀 해경 대변인은 "탱크 자체에서 기름이 새지 않았기 때문에 환경 재앙을 피하기 위해 시간과의 전쟁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발릴로 대변인은 "유출은 최소한의 수준이었다"며 "유출된 기름도 산업용 연료유가 아닌 유조선 구동에 사용된 디젤 연료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해경은 산업용 연료가 누출되는 최악의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부유식 펜스를 배치했다고 전했다. 바탄주 리마이 항구에서는 해경 대원들이 유분 분산제와 흡입형 부유물 처리 장치를 보트에 싣는 장면이 포착되기도 했다.

이들은 현재 석유 유출을 처리 중이며 목표 기간인 7일 이내에 침몰한 배에 들어있는 연료를 빼내는 작업을 수행한다고 전했다. 해경은 "날씨가 좋아짐에 따라 잠수부들이 유조선의 위치를 조사해 흡입 작업을 시작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현장에는 44m 크기의 다목적 대응 선박 3척이 배치됐다.

한편 이번에 침몰된 'MT 테라 노바'는 140만 리터의 산업용 유류를 실은 필리핀 국적 유조선이다. 필리핀 일로일로시로 향하던 중 이날 새벽 바탄주 리마이시에서 약 7km 떨어진 마닐라만에서 침몰했다.

유조선에 타고 있던 승조원 17명 중 16명은 구조됐다. 이 중 4명은 병원에서 치료 중이다. 실종됐던 1명은 이날 오후 3시쯤 리마이 인근 해역에서 사망한 채로 발견됐다.

필리핀에서 발생한 역대 최악의 기름 유출 사고는 지난 2023년 2월 민도로섬 앞바다에서 발생한 유조선 침몰 사고다. 당시 유조선에 실려있던 80만 리터의 산업용 유류가 유출돼 수백 킬로미터로 해역으로 확대돼 민도로섬 어업과 관광산업이 막대한 타격을 입었다.

stopyu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