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중국해서 中-필리핀 충돌은 '대만 침공' 위한 드레스 리허설"
전 트럼프 고문 "美, 필리핀 더 적극 지원해야"
"동맹국 지원하겠다는 신호 보낼 필요 있어"
- 박재하 기자
(서울=뉴스1) 박재하 기자 = 남중국해 영유권을 두고 중국과 필리핀의 갈등이 최고조에 달하면서 중국이 이를 대만 침공의 '드레스 리허설'(총연습)으로 삼고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2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 시절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을 지낸 매슈 포팅어는 이같이 밝혔다.
포팅어 전 보좌관은 중국이 남중국해 세컨드 토마스 암초(중국명 런아이자오·필리핀명 아융인)를 두고 필리핀과 충돌하는 것에 대해 "이는 대만을 위한 (중국의) 드레스 리허설이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중국은 이 작은 섬을 대만으로 가정하고 있다"라며 "미국이 필리핀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 대만을 도울 것이라는 생각을 막고 무의미하다는 인식을 심어 미국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리려 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미국이 역내 동맹국을 군사적으로 지원하겠다는 명확한 신호를 보내기 위해 세컨드 토마스 암초에서 보급 임무를 수행 중인 필리핀 해군을 도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필리핀과 중국은 최대 영유권 분쟁 해역인 세컨드 토마스 암초에서 거듭 충돌해 왔다. 이곳은 국제해영법상 필리핀의 배타적경제수역(EEZ)에 속해 있지만 중국은 이를 거부하며 갈등을 빚고 있다.
특히 필리핀군은 이곳에 1999년 좌초한 군함 '시에라마드레'를 지킨다는 명분으로 병력을 상주시키며 정기적으로 보급품을 전달해 왔지만 중국은 이를 차단하기 위해 물대포를 쏘거나 해경선을 충돌시키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급기야 지난 17일에는 중국 해경이 보급 임무를 수행하던 필리핀해군 선박을 공격하고 도끼와 마체테 등 흉기를 휘둘러 필리핀 군인 1명의 손가락이 절단되는 사건이 일어나기도 했다.
이때문에 양국 간 긴장이 고조되면서 필리핀과 상호방위조약을 맺고 있는 미국이 이에 개입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 바 있다.
다만 포팅어 전 보좌관은 상호방위조약 발동에 대해서는 "필리핀 측이 미국과 논의해 그것이 최선의 방법이라고 결정할 경우에만 그렇게 해야 한다"라며 "그렇다고 전쟁을 벌이자는 뜻도 아니며 지금 일어나는 일에 대해 훨씬 더 심각하게 바라봐야 한다는 것이다"라고 선을 그었다.
한편 필리핀은 이처럼 중국과 거듭 충돌하는 동시에 오는 7월 열릴 수 있는 '중국-필리핀 남중국해 문제 양자 협상 메커니즘'(BCM) 회의 준비에 박차를 가하는 등 외교채널을 복원하려고 노력 중이다.
jaeha6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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