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 항의만으론 부족" 필리핀 대통령, 강경책으로 가나

마르코스 "남중국해 문제 관련 더 많은 일 해야"
남중국해 분쟁 점입가경…美 개입 우려도 커져

중국 해경과 필리핀 해군은 지난 17일 남중국해 분쟁 지역인 제2 토마스 암초(중국명 런아이자오, 필리핀명 아융인)에서 충돌했다. ⓒ AFP=뉴스1 ⓒ News1 이창규 기자

(서울=뉴스1) 박재하 기자 = 필리핀 대통령이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과 관련해 "중국에 항의하는 것으로는 부족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26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마르코스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중국에) 이미 100번 넘게 항의했고 비슷한 수의 조처를 해왔다"라며 "(이제는) 그 이상의 일을 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다만 마르코스 대통령은 이것이 무엇을 뜻하는지는 정확히 밝히지 않았다.

필리핀은 그동안 남중국해 영유권을 두고 중국과 거듭 충돌해 왔다. 이에 필리핀은 그동안 남중국해에서 중국의 행동에 대해 '대놓고 망신 주기' 등 외교적 항의로 일관해 왔다.

하지만 최근 중국 해경이 필리핀 병사를 다치게 하는 일까지 발생하면서 마르코스 대통령의 발언은 앞으로 필리핀이 강경책을 사용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보인다는 해석도 나온다.

앞서 지난 17일에는 중국 해경이 필리핀과 최대 영유권 분쟁 해역인 세컨드 토마스 암초(중국명 런아이자오·필리핀명 아융인)에서 보급 임무를 수행하던 필리핀 해군 선박을 공격했고, 이 과정에서 필리핀 군인 1명의 손가락이 절단되는 등 부상자가 다수 발생했다.

중국 측은 "법에 따라 절제된 방식으로 대응했다"고 주장했지만 필리핀 측은 중국 해경이 도끼 등 흉기를 휘두르며 필리핀 해군을 위협하고 공격하는 모습이 담긴 동영상을 공개하며 반박한 바 있다.

이때문에 양국 간 긴장이 고조되면서 필리핀과 상호방위조약을 맺고 있는 미국이 이에 개입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한편 양국의 최대 영유권 분쟁 해역인 세컨드 토머스 암초는 국제해양법상 필리핀의 배타적경제수역(EEZ)에 속해 있다. 국제상설중재재판소(PCA)도 중국의 영유권 주장이 불법이라고 판결했지만 중국은 이를 거부하며 필리핀과 갈등을 빚어왔다.

jaeha67@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