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 방문한 푸틴 "베트남과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 강화할 것"
권력 2위 람 국가주석과 회담…우호조약 체결 30주년 의미부여
람 "푸틴 집권 20년, 러 안정 이룩"…소련 베트남전 지원에 사의
- 김성식 기자
(서울=뉴스1) 김성식 기자 = 북한에 이어 베트남을 국빈 방문 중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0일 베트남과의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를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러시아 국영 리아노보스티·타스 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베트남 수도 하노이의 주석궁에서 베트남 권력서열 2위인 토 람 국가주석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1994년 체결된 양국 간 우호관계 기본원칙에 관한 조약이 올해로 30주년이 된 점을 언급하며 "우리는 그동안 의회, 부처, 정당, 지역, 공공기관 등을 통해 정기적이고 의미 있는 정치적 접촉을 유지해 왔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어 람 국가주석이 과거 공안부 장관 시절 러시아를 방문한 적이 있다고 회상하며 양국 간 무역 및 경제 관계가 점진적으로 발전하고 있다고 논평했다.
그는 "지난해 무액 매출액은 8% 증가했다. 양국 정부 간 위원회는 이에 대해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며 "2015년 (러시아 주도의) 유라시아경제공동체(EurAsEC)와 베트남 간 체결한 자유무역협정(FTA) 이행으로 무역액이 증가했다"고 짚었다.
람 국가주석은 지난 3월 치러진 러시아 대선에서 푸틴 대통령이 국민 절대다수의 지지로 5선에 성공했고 러시아의 안정을 이뤄냈다고 추켜세웠다.
그는 "푸틴 대통령의 리더십 아래 지난 20년간 우리는 러시아의 정치 및 사회 안정이 강화되고 경제가 활발히 발전하며 국민들의 삶이 개선되고 국제무대에서 러시아의 지위가 꾸준히 상승하고 있어 매우 기쁘다"고 말했다.
람 국가주석은 또한 베트남 전쟁에서 소련이 북베트남을 지원한 것에 사의를 표한 뒤 러시아를 외교정책 우선순위국 중 하나로 간주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독립을 위한 투쟁에서 러시아 국민이 베트남에 제공한 사심 없는 지원을 항상 감사한 마음으로 기억한다"며 "베트남은 독립적이고 평화적인 외교 정책을 추구하면서도 동시에 러시아와의 전통적 우호 발전과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며 러시아를 베트남 외교정책의 우선순위국 중 하나로 간주한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내년 5월9일 열리는 러시아의 2차세계대전 승전 80주년 기념식(모스크바 전승절)에 람 국가주석을 공식 초청했다. 또한 베트남이 주요 회원국으로 활동하는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과 러시아 간 대화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베트남 매체 VN익스프레스에 따르면 람 국가주석은 이날 회담에 앞서 주석궁을 찾은 푸틴 대통령과 함께 베트남군 의장대를 사열했다. 의장대는 예포 21발을 발사하며 푸틴 대통령을 깍듯이 예우했다.
이날 베트남에 입국한 푸틴 대통령은 람 주석과의 회담이 끝나는 대로 이날 베트남 권력서열 1위인 응우옌 푸 쫑 공산당 서기장을 비롯해 팜민찐 총리(3위), 쩐 타인 만 국회의장(4위) 등을 만날 예정이다.
푸틴 대통령은 1일간의 방문 기간, 양국 간 포괄적·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재확인하는 공동성명을 채택하고 다양한 분야의 협력에 관한 20여개의 문서에도 서명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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