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니 新수도 프로젝트 담당자 잇달아 사임…조코위, 무리한 추진?
대선으로 외국인 투자 이탈…공무원들도 이사 꺼려
- 김예슬 기자
(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인도네시아 새 수도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신(新)수도청 청장과 부청장이 잇달아 사임한 가운데 조코 위도도(조코위)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10월까지인 자신의 임기 내에 수도 이전을 완료하기 위해 무리하게 서두르는 모양새다.
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신수도 누산타라 프로젝트를 담당하는 신수도청의 밤방 수잔토노 청장과 도니 라하조 부청장이 지난 3일 사임했다.
조코위 대통령은 지난 2019년 8월 인구 과밀과 해수면 상승, 공해 문제로 인해 수도를 자카르타에서 보르네오섬 칼리만탄으로 이전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2021년 1월 신수도법(INK)이 의회를 통과하며 정부는 본격적으로 340억 달러(약 46조 4800억 원) 규모의 수도 이전 사업에 나섰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현 수도인 자카르타가 있는 자바섬이 전체 면적의 7%에 불과하지만 전체 인구의 60%가 몰려있다는 점을 들며 인구 과밀뿐만 아니라 경제력 편중 현상이 심각하다는 진단을 내렸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오는 9월부터 1만2000명의 공무원을 먼저 이주시킬 계획이지만, 공무원들의 반발과 자금 부족으로 사업 진척에 난항을 겪고 있다.
로이터는 "본 매체와 인터뷰한 12명의 공무원 중 단 2명만이 이사를 원했다"고 전했다.
특히 지난 2월 치러진 대선으로 정치적 불안함이 커지자 외국인 투자자들이 대거 빠져나가며 민간 자금 조달에 빨간불이 켜졌다.
야누아르 누그로호 전 인도네시아 대통령 비서실장은 "투자자 신뢰도가 떨어졌다고 생각한다"며 "청장과 부청장의 사임으로 상황은 더욱 악화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실제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설명하는 대신 이를 은폐하려고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차기 대통령인 프라보워 수비안토 당선인은 무상급식 도입을 주요 공약으로 내걸었는데, 무상급식을 추진하는 데는 신수도 프로젝트와 엇비슷한 예산이 필요하다.
한 인도네시아 정치인은 로이터에 "프라보워는 아직 누산타라 신수도 프로젝트에 대해 논의하지 않았다"며 "신수도 프로젝트를 계속해서 추진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아마 (조코위 대통령과) 같은 속도로 진행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치분석가 케빈 오루크도 "자원이 부족해지면 누산타라는 뒤로 미뤄질 것"이라며 "프라보워 행정부에서는 다른 지출 항목이 많다"고 로이터에 전했다.
yeseu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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