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시진핑, 조만간 전화 회담 실시키로…대만 문제 논의하나

설리번 백악관 보좌관-왕이 외교부장, 태국 회담서 합의

15일(현지시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왼쪽)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파이롤리 에스테이트에서 걸어가고 있다. 2023.11.16 ⓒ 로이터=뉴스1 ⓒ News1 정지윤 기자

(서울=뉴스1) 정윤영 기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조만간 전화 회담을 실시한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1일(현지시간) 태국 방콕에서 열린 왕이 중국 외교부장(장관)과의 회담 이후 양국 정상이 '비교적 빠른 시일 내'(relatively soon) 전화 회담을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설리번 보좌관은 왕이 외교부장과의 회담에서 "미중 정상이 비교적 빠른 시일 내에 전화 회담을 실시해야 한다는 점에 합의했다. 정상간 직접적 대화를 대체할 만한 것은 없다"면서 "우리는 각자 정상들에 보고한 뒤 조만간 미중 정상간 전화 회담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날 회담 직후 중국 관영 신문은 미중간 '전화 회담'에 대한 언급은 생략하고, 두 정상이 "정기적인 접촉을 유지할 것에 설리번과 왕이 부장이 동의했다"고만 보도했다.

미중 정상이 전화회담을 실시할 경우 무엇이 최우선 의제로 다뤄질지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대만 문제가 반드시 언급될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지난달 대만에서 실시된 총통 선거에서 친(親)미 노선의 민진당 라이칭더 후보가 승리하면서 향후 미중과 양안 해협에서의 긴장감이 전례없는 수준으로 고조될 것이란 우려가 나오는 상황.

그럼에도 미중 정상이 이 시기에 전화 회담을 실시하는 것은 각자의 어젠다를 추진하기 위함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싱가포르 리콴유 행정대학원의 알프레드 우 교수는 "미국 측 입장에서 바이든은 오는 11월 대선을 목적으로 하는데, 바이든은 도널드 트럼프에 비해 미중 문제를 잘 다룰 수 있는 인물로 자신을 부각시키길 원한다"고 분석했다.

반면 "시진핑의 입장에서 이번 회담은 국내에서 자신의 지지도를 끌어올릴 수 있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그는 봤다.

한편 미중 정상은 지난해 11월 캘리포니아주에서 만나 샌프란시스코 선언(골든게이트 선언)을 내고 '우발적 충돌의 회피'를 위해 실무자급을 포함한 군 간 소통 재개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yoong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