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쥐구멍파기' 작전으로 터널 갇힌 노동자 41명 전원 구조
- 권영미 기자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인도 구조대원과 공병들이 28일(현지시간) 17일동안 붕괴된 터널에 갇혀있었던 노동자 41명을 전원 구조하는 데 성공했다. 막판에 3인1조로 12명이 손으로 흙을 파낸 이른바 '쥐구멍 파기' 기술을 쓴 작전이 주효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니틴 가드카리 인도 도로교통부 장관은 성명을 통해 노동자 41명을 성공적으로 구조했다고 밝혔다. 그는 “성공적으로 구조돼 정말 안도감이 들고 기쁘다”며 "이것은 여러 기관이 잘 조율한 노력 덕분이며 최근 몇 년간 가장 중요한 구조 작업 중 하나"라고 치하했다.
이날 노동자 구조가 임박하자 터널 밖에서 기다리던 친척들은 축하를 시작했다. 이들은 “수천만 국민의 기도와 구조 활동에 참여하는 모든 구조대의 지칠 줄 모르는 노고”를 높이 평가했다.
인도 건설 노동자 41명은 지난 12일 인도 북부 우타라칸드 우타르카시 지역에서 건설중이던 실키아라 도로 터널 일부가 무너지면서 터널에 갇혔다. 이들을 구하기 위한 복안은 흙을 뚫고 한사람이 기어나올 수 있는 금속 파이프를 넣어 탈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잔해가 계속 땅파기에 방해되고 드릴링 기계 고장이 반복되면서 구조가 지연됐다. 마지막에 군 공병과 숙련된 광부들은 이른바 '쥐구멍 파기 기술'이라는 것을 이용했다. 3인1조로 금속 파이프 내부에서 앞의 흙과 암벽을 손으로 파내가며 파이프를 전진시키는 것이었다.
인도의 억만장자 기업가 아난드 마힌드라는 X에서 "모든 정교한 시추 장비 후에 중요한 돌파구를 만든 이들은 쥐구멍파기를 한 사람들"이라면서 "결국 영웅주의는 대부분 개인의 노력과 희생의 결과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일깨워줬다"고 치하했다.
노동자들의 매몰 후 구조대는 여러 방향에서 굴을 뚫기 시작했다. 지난주엔 장비로 땅을 파가면서 금속 파이프를 46.8미터(m) 전진시켰지만 잔해 속의 금속 대들보와 건설 차량에 부딪혀 드릴링 기계가 부러졌다. 이에 그 나머지 부분인 10~12m를 파는데 쥐구멍파기 작전이 대안으로 채택됐다.
또 별도로 터널 위 숲이 우거진 언덕에서 수직 통로를 파는 것도 시작됐다. 단 이 방법은 붕괴 위험이 있었다. 약 480m를 파야 해 실효성이 적지만 도로 터널 반대편에서도 굴착 시도가 이뤄졌다.
구조대원들은 공기, 음식, 물, 전기를 얇은 파이프를 통해 갇힌 노동자들에게 전달해왔다. 구조대원들은 지난 21일 이 파이프로 보낸 내시경 카메라 렌즈를 통해 노동자들이 살아있는 것을 처음으로 확인했다. 현지 매체에 따르면 고립된 노동자들은 터널 내부에 높이 8.5m, 길이가 약 2㎞에 달하는 넉넉한 공간을 갖고 있었다. 터널의 총 길이는 4.5㎞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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