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주요 관광지에 중국 공안경찰 배치…주권침해 논란

'태국은 독립국인데 왜 중국 경찰이 순찰하나' 의문 제기

코로나19 방역조치가 완화된 태국 방콕 수완나품국제공항이 외국인 관광객들로 북적이고 있다. 2021.11.01 ⓒ 로이터=뉴스1 ⓒ News1 박재하 기자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태국 정부가 자국 내 관광지에 중국 경찰을 배치하기로 했다.

중국 관광객들을 위해 치안을 제고한다는 목적이지만 타국 경찰을 불러들인다는 점에서 주권 침해 논란도 일고 있다.

방콕포스트 등에 따르면 타빠니 끼얏파이분 태국 관광청장은 13일(현지시간) 세타 타위신 총리와 만난 뒤 기자회견을 열고 "중국 경찰이 주요 관광지뿐 아니라 비교적 관광객이 적은 지역까지도 (태국 경찰과) 합동 순찰을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타빠니 청장은 이미 자국 주재 중국 대사관 관계자들과 관련 방안을 논의했으며, 이런 종류의 국가 간 치안 협력이 이탈리아에서도 매우 성공적으로 시행됐다고 주장했다.

세타 총리 또한 지난달 베이징을 공식 방문했을 당시 중국 정부와 이 문제를 논의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타빠니 청장은 태국에 중국 경찰이 주둔하게 되면 태국 관광에 대한 중국 여행객들의 신뢰도가 높아져 중국인 관광객 수가 늘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태국 영토에 중국 경찰이 주둔한다는 사실 자체에 대한 거부감이 일고 있다고 현지 매체들은 전했다.

태국은 엄연한 독립국인데 왜 중국 경찰의 영토 순찰을 허용해야 하는지에 대한 의문과 비판이 소셜미디어(SNS)에 쏟아졌다. 일각에서는 중국이 태국 내 반체제 인사들을 표적으로 비밀 작전을 수행하려 한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이런 논란과 관련해 차이 와짜롱께 태국 정부 대변인은 "중국 경찰은 태국에서 활동하는 중국 갱단에 대한 정보와 정보원을 갖고 있다"며 "이 정보를 통해 태국 경찰은 불법행위를 억제하고 중국인과 태국인들이 갱단의 피해자가 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반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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