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내년 대만 선거에 드론으로 개입할 것…친중 정부 만들 수도"
前 미 외국무관 출신 기고…대만 내년 1월 총통 선거
"국민당에 유리한 시나리오…대만 국민 교육해야"
- 박재하 기자
(서울=뉴스1) 박재하 기자 = 대만 총통 선거가 8개월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중국이 무인기(드론)를 이용해 선거에 개입할 위험이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드론으로 대만 안보를 위협해 불안을 조성한 뒤 친중 성향의 국민당이 집권하도록 유도할 수 있다는 것이다.
24일(현지시간) 대만 국립정치대학의 게르만테스 라일라리 객원 연구원은 타이완뉴스에 기고한 칼럼에서 "대만 민진당과 국방부는 다가오는 총통 선거에서 중국이 드론으로 국민당에 유리한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기 때문에 대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직 미 공군 외국무관 출신인 라일라리 연구원은 최근 중국이 드론을 대만을 위협하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중국은 반중 성향의 차이잉원 대만 총통 취임 7주년 기념일인 지난 20일 대만 주변에 TB-001 공격용 드론과 BZK-005 정찰용 드론 등을 투입해 무력시위를 벌였다.
또 지난 3일도 BZK-005 등이 대만해협 중간선을 넘었고 지난달 28일에는 TB-001을 대거 투입해 대만 방공식별구역(ADIZ)를 침범했다. 이외에도 중국은 수차례 드론으로 무력시위를 벌인 바 있다.
또 최근 가장 위협이 되는 것은 중국의 차세대 초음속 정찰 드론인 우전(WZ)-8이다. 우전-8은 로켓 엔진을 장착해 음속보다 최대 3배 빠른 속도를 낼 수 있는 초음속 고고도 정찰 드론으로 대만은 물론 한국 정찰에도 활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특히 라일라리 연구원은 대만의 방공망이 우전-8의 속도와 고도, 기동 능력을 따라가지 못해 격추하지 못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라일라리 연구원 이런 중국의 드론 위협에 대한 현재 대만 정부의 대응은 결국 친중 국민당 정권의 수립이라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는 관측을 내놨다.
만약 민진당 정부가 드론 격추를 시도하지 않으면 국민당은 민진당이 무능하고 대만의 국가 안보를 지키지 못한 무책임한 정부라고 주장해 표심을 모을 수 있다.
반대로 드론 격추를 시도한다면 국민당은 정부가 중국과 전쟁을 부추기고 있다고 선동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격추에 실패하면 중국은 대만에 대한 드론 무력시위를 계속하고 국민당은 정부가 무능하다며 정권교체를 주장할 것이라고 라일라리 연구원은 전했다.
라일라리 연구원은 "대만 정부는 중국의 선거 개입을 피하기 위해 이런 상황이 발생하기 전에 국민을 교육해야 한다"며 "국민에게 진실을 알리고 다른 국가와 협력해 중국을 견제하지 않으면 대만은 물론 전 세계가 악몽을 목격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대만 총통 선거는 내년 1월13일 열린다. 집권 민진당은 차이잉원 총통을 뒤이을 인물로 라이칭더 부총통을 지명했고 친중 성향의 제1야당 국민당은 허우유이 신베이 시장을, 제2야당인 민중당은 커원저 주석은 전 타이베이 시장을 총통 후보로 공식 지명했다.
특히 이번 선거는 전략 경쟁을 진행 중인 미중이 대만 해협을 둘러싸고 대리전을 펼치고 있다는 점에서 국제사회의 큰 주목을 받고 있다.
jaeha6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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