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미얀마 외딴섬에 스파이 기지 건설?…인도 경계 강화

2016년 코코제도에서 미얀마 군함들이 군사훈련을 벌이는 모습. <자료사진> ⓒ AFP=뉴스1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중국이 미얀마 외딴섬에 스파이 기지를 건설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인도가 경계를 강화하고 있다고 10일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들은 인도가 미얀마와의 회의에서 최근 몇달간 모은 중국이 벵골만 코코제도에서 감시기지 건설을 지원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정보를 제시했다고 말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인도 정부는 미얀마 측 담당자와 위성 화상을 공유하면서, 인도양의 미얀마령 코코 제도에서 중국 노동자들이 감시기지 같은 것을 건설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는 모습이 포착됐다고 말했다. 화상에는 인부들이 활주로를 확장하는 것도 포착됐다.

하지만 미얀마 군사정권의 당국자는 중국이 관여해 스파이 기지가 건설되고 있다는 점을 부인했다. 조민툰 미얀마 군부 대변인은 "중국이 코코 제도에 정찰시설을 건설하고 있다는 의혹은 터무니없다"며 "중국이나 인도 관리들과의 대화에서도 이 같은 얘기가 나온 적은 없다"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미얀마가 외국군의 출입을 허용하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리고 코코 제도에는 미얀마 치안부대만 거점을 두고 있으며 자국을 위해 방위활동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인도는 여전히 이 기지를 통해 중국이 해군기지로부터의 통신을 감청하고 인도 동부 실험장에서의 미사일을 추적할 수 있게 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인도 외무부 대변인은 국익을 지키기 위해서 필요한 조치를 강구하겠다고 말하면서 "정부는 인도의 안전 보장과 관련된 모든 동향을 항상 주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미얀마가 코코 제도에 중국의 전파감청 시설을 두는 것을 허용했다는 보도는 1990년대부터 있었으나 영국 왕립국제문제연구소(채텀하우스)가 보고서를 최근 내놓으면서 주목됐다. 이 보고서는 미얀마가 해상 감시 활동을 위해 코코 제도의 군사 거점화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미국은 군사시설을 설치하려는 중국의 노력에 대해 아시아 각국에 경종을 울려왔다. 미 국방부는 지난해 캄보디아 리암 해군기지에 비밀리에 건설되고 있는 시설이 중국의 인도-태평양 최초의 해외 기지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으나 캄보디아 정부는 거듭 이를 부인하고 있다.

ky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