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쿠데타 2주년…시민들은 '침묵파업' 서방은 '추가제재'
평일에도 한산한 양곤 도심…외국 대사관 앞은 규탄대회 열려
'8월 총선 치르겠다' 발표에…군부 '요식행위'란 해석 지배적
- 김성식 기자
(서울=뉴스1) 김성식 기자 = 쿠데타 2주년을 맞은 1일(현지시간) 미얀마 시민들은 조용한 파업을 벌였다. 군부는 오는 8월 총선 실시를 약속했지만, 서방은 추가 제재를 단행했다. 군부가 승리를 자신할 정도로 야당 말살 작업을 마쳤다는 판단에서다.
이날 로이터 통신은 한산한 미얀마 도심 풍경을 소개하며 '쿠데타 2주년'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수도 양곤과 제2도시 만달레이는 평일 오전임에도 한산했다. 시민들이 군부에 항의하는 차원에서 이날 하루 출근을 중단하는 '침묵 파업'에 동참했기 때문이다.
냄비를 두드리며 군부에 적극 항의했던 2021년과는 사뭇 다른 양상이다. 당시 시민들은 '악귀를 물리친다'는 뜻에서 '소음 시위'를 이어갔다. 그랬던 이들이 이날 소리 없는 저항을 택한 건 그만큼 군부의 탄압이 심해졌다는 방증이다.
외국에서도 미얀마 군부를 규탄하는 집회가 일제히 열렸다. 태국에선 백여명의 시위대가 방콕 주재 미얀마 대사관 앞에 집결했고, 필리핀 마닐라에서도 비슷한 시위가 잇따랐다. 시위에 나선 방콕 시민들은 한목소리로 "혁명은 반드시 승리한다"고 외치며 미얀마 시민들에게 연대 의사를 표했다.
미얀마 군부는 이날 만료되는 국가 비상사태를 연장할지 여부를 최종 결정한다. 군부는 2021년 2월 집권 당시 1년간 비상사태를 선포했고 이후 두 차례에 걸쳐 이를 연장했다. 미얀마 헌법은 최대 2회 연장을 허용하지만, 몇 가지 예외 조항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군부는 미얀마 민주 세력에 대해선 여전히 강경한 입장이다. 미얀마 관영언론 '미야와디'은 전날(31일) 군 국방안보위원회(NDSC)가 회의를 열고 아웅산 수치 여사의 망명 정부인 국민통합정부(NUG)와 시민군 상황을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NDSC는 미야와디에 "그들이 반란 테러와 다름없는 방법으로 국가 권력을 장악하려고 시도하는 바람에 초래된 전례 없는 상황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 27일 군부는 오는 8월 실시 예정인 총선을 앞두고 선거법을 개정했다. 개정된 선거법에는 군부가 '테러리스트 집단'으로 분류한 정당이나 후보의 총선 출마를 금지했다. 야당 정치인의 선거 입후보 등록을 사실상 차단했단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이에 국제 사회는 미얀마 군부의 '8월 총선'이 성사되더라도 군부의 권력 획득을 위한 요식행위에 불과하다고 보고 군부 인사를 향한 추가 제재를 단행했다.
미국의소리(VOA)에 따르면 전날 미 재무부는 미얀마에서 에너지 무역을 담당하는 개인 6명과 기관 3곳의 미국 내 자산을 동결하고 미국인과의 거래를 차단했다. 이번 제재에는 영국 캐나다 호주 정부가 동참했다.
seongs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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