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들, 이태원 참사 보도…"세월호 이후 최악 사고"(종합)

WP "한달새 2차례 대형 압사사고"…130명 숨진 인니 축구장 사고 조명
이태원 압사사고서 151명 사망…21세기 최악 사고는 1005명 숨진 이라크

30일 새벽 서울 용산구 이태원 일대에서 경찰 관계자들이 압사 사고가 발생한 현장을 수색하고 있다. 소방당국은 이번 사고로 현재까지 120명이 숨지고 100명이 부상했다고 밝혔다. 2022.10.30/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서울=뉴스1) 정윤영 박형기 기자 = 전세계 외신이 이태원 참사를 주요 헤드라인으로 올리며 소식을 전하고 있다.

30일 미 워싱턴포스트(WP), 월스트리트저널(WSJ) 블룸버그·로이터·AFP통신과 중국 신문망 등을 종합하면 외신들은 전날 이태원에서 발생한 압사사고가 세월호 이후 최악의 참사라고 보도했다.

WP는 "이태원 참사는 2014년 304명의 목숨을 앗아간 세월호 침몰 이후 가장 큰 사고"라며 "이달 1일 인도네시아의 한 축구장에서 경찰이 팬들에게 최루탄을 발사하면서 최소 130명이 숨진 사건에 이어 한 달 새 두 차례나 대형 압사사고가 발생했다"고 전했다.

AFP통신도 "한국에서 이렇게 인명피해가 컸던 직전 사고도 젊은이들의 피해가 컸다"며 "이번 사고의 사망자 대부분이 10대와 20대"라고 보도했다.

이어 "세월호 사고는 느슨한 안전기준과 규제 실패를 드러냈다"며 "이번 사고가 세월호 참사 이후 정부가 공공 안전기준 개선을 위해 무엇을 했는지에 세간의 이목이 쏠리게 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블룸버그통신도 핼러윈을 즐기려는 인파가 한꺼번에 몰리면서 참사가 발생했으며, 미국도 주의해야 한다고 보도했다. 로이터통신은 이태원 압사사고가 금세기 최악의 압사사고 중 하나로 기록될 전망이라고 전했다.

미 WSJ은 "핼러윈을 앞두고 이태원에서 열린 행사가 코로나19의 세계적 유행이 시작된 이래 처음으로 열린 것이며, 영업시간 제한이나 실외 마스크 착용의무 등 규제도 상당수 해제된 상황"이었다고 사고 배경을 설명했다.

미 WSJ 갈무리
중국 신문망 웨이보 캡처

중국 신문망은 이태원 관련 소식을 전하며 주한 중국대사관을 인용, 사망자 가운데 중국인이 1명 포함됐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현재까지 중국인 1명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주한 중국대사관은 이에 즉각 비상체제를 가동하고 한국 경찰과 소방국 등 관계부처에 연락해 사고 원인 등을 파악하고 있다. 대사관은 아울러 피해자수습과 유족과의 연락 등 적극적인 협조를 요청했다"고 전했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도 국내 매체와 경찰 당국을 인용해 이태원에 10만여 명이 참석했다면서 "이번 사고는 2014년 세월호 참사 이후 대한민국에서 발생한 가장 큰 사고"라고 설명했다.

일본 지지통신도 관련 내용을 보도하며 "유명인이 방문한 이자카야에 다수의 시민들이 몰려들어 사고가 발생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면서 "소방당국은 외국인 사망자 19명도 포함돼 있으나 주한 일본 대사관에 따르면 일본인 피해자는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전했다.

일본 NHK 방송 갈무리

일본 NHK방송은 "서울 중심부의 최고의 번화가인 이태원은 지난 수년간 핼러윈 기간 젊은이들로 가장 붐비는 곳이다. 인근에는 미군 기지가 있어 외국인이 많이 방문하는 장소다. 일본인의 관광객에게도 인기가 있는 장소"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과거 국내외에서도 유사한 사고가 발생한 적이 있다"면서 "지난 2001년 효고현 아카시시의 보도교에서 불꽃놀이를 보려던 관람객들 다수가 쓰러져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해외에서도 성지순례 압사사고(사우디 2015년)가 발생한 적이 있다"고 조명했다.

NHK방송은 "이러한 사고로부터 몸을 지키기 위해서는 밀집된 좁은 골목에 가까이 가지 않도록 예방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밖에도 노르웨이 국영 NRK방송은 "서울에서 핼러윈 참사가 발생해 최소 151명이 사망했다"면서 "사망자 중에는 노르웨이인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매체는 "주한 노르웨이 대사관은 정보 확인을 위해 현지 당국과 긴밀히 접촉하고 있다. 상황이 불분명하고 이 작업에 시간이 걸릴 수 있다"면서 "한국에 있는 노르웨이인들은 걱정할 가족과 지인에게 연락을 할 것을 권고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금세기 최악의 압사사고는 지난 2005년 8월 이라크에서 발생했다. 당시 시아파의 자살 폭탄 테러 소문에 놀란 바그다드 시민들이 티그리스강을 건너려다 다리에서 대규모 압사사고가 발생, 최소 1005명이 사망했다.

2015년 9월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하지 순례에서 최소 717명의 이슬람 순례자가 사망하고, 863명이 다쳤다.

노르웨이 국영 NRK방송 갈무리

yoong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