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라우서 선크림 '아웃'…2020년부터 사용 금지
"미량도 산호초에 강한 독성으로 작용"
옥시벤존 등 금지 성분 포함된 선크림 대상
- 김서연 기자
(서울=뉴스1) 김서연 기자 = 화려한 바닷속 산호초 군락으로 유명한 남태평양의 섬국가 팔라우가 오는 2020년부터 화학적 선크림(자외선 차단제) 사용을 금지한다.
2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팔라우는 "대부분의 선크림에 들어가는 특정 화학 성분은 아주 미량이어도 산호에 강한 독성으로 작용한다는 과학적 증거가 있다"며 '산호를 죽이는 선크림 사용을 금지한다'고 밝혔다.
팔라우 정부는 "유명한 다이빙 포인트에서는 하루에 바닷속으로 녹아드는 선크림 양이 1갤런(3.78ℓ)에 달한다"며 "화학 물질의 축적으로 산호초가 티핑 포인트(서서히 진행되던 어떤 현상이 작은 요인으로 한순간 폭발하는 지점)에 도달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선크림 속 화학 물질은 산호의 '백화 현상'을 초래하고 어린 산호의 성장을 방해한다. 선크림 오염은 최대 5㎞ 떨어진 산호한테까지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오는 2020년 1월1일부터 팔라우에서는 옥시벤존·옥티노세이트·옥토크릴렌·일부 파라벤 등 금지된 화학물질 10종이 포함된 선크림을 수입하거나 판매하는 일이 금지된다.
이를 위반하면 벌금 1000달러에 처하며, 금지된 선크림을 가져온 관광객들은 압수당한다.
전문가들은 금지된 화학 성분이 모든 선크림 브랜드의 약 절반가량에서 발견된다고 말했다.
팔라우의 선크림 사용 금지 조치는 전 세계에서 최초로 시행될 전망이다.
지난 5월 하와이가 옥시벤존과 옥티노세이트가 함유된 선크림의 판매와 유통을 금지하는 법안에 서명했지만 이는 2021년부터 발효되기 때문이다.
하와이에 있는 하이레티쿠스 환경 연구소 크레이그 다운스 소장은 "(팔라우는) 관광객들한테 화학물질 사용을 금지하는 최초의 국가"라며 "산화아연, 이산화티탄 성분을 함유한 선크림은 산호에 독성이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외선 차단제에 사용되는 화학 물질은 지난 50년간 큰 변화가 없었다고 지적하면서 선크림 제조업체에 "발전하고 혁신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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