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국제완구게임박람회 휩쓴 '키덜드' 열풍

(서울=뉴스1) 이준규 기자 = 지난 8일(현지시간) 홍콩에서 열린 '2014 홍콩국제완구및게임박람회' 전시장을 둘러보고 있는 한 성인 남성의 모습.© AFP=News1

</figure>아이들을 위한 행사인 홍콩 장난감 박람회에 '키덜트' 열풍이 불고 있다.

홍콩에서는 지난 6일부터 9일까지 '2014 홍콩국제완구및게임박람회'가 열렸다.

게임박람회 하면 흔히 어린이와 청소년들을 위한 전시회장으로 생각되지만 AFP통신에 의하면 이번 박람회에서 소개된 상품들 중 상당수는 키덜트를 대상으로 한 것이다.

키덜트(kidult)란 어린이를 뜻하는 '키드(kid)'와 어른을 뜻하는 '어덜트(adult)'의 합성어로 '아이들과 같은 감성이나 취향을 가진 어른'을 뜻한다.

이번 박람회에 가장 눈길을 끈 스마트기술 장난감 중 하나는 성인 남성을 주요 대상으로 한 스마트폰으로 조작 가능한 카메라 탑재 헬리콥터였다.

와이파이와 블루투스로 작동하는 장비를 제조하는 'E-서플라이'의 케네스 청 산업개발부장은 "키덜트는 나이로 규정되는 것이 아니라 태도로 규정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타임투플레이맥닷컴'의 크리스토퍼 번 콘텐츠담당자는 "스마트폰을 가진 나이든 소비자를 위한 제품들이 점점 늘어나는 것을 볼 수 있다"며 "특히 게임본능을 가진 남성들은 성인이 되어서도 그 본능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번은 여성들의 경우 남성보다 다소 일찍 전통적인 장난감을 멀리하지만 '캔디 크러시'와 같은 양성적인 스마트폰 게임이 여성들을 다시 게임시장으로 불러들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경제전문가들은 한국이나 일본의 출산율이 급감하는 등 아시아의 인구비율이 변화함에 따라 장난감개발업체들이 사용할 소득이 있는 성인 남성층을 새로운 타켓으로 삼으면서 스마트기술 활용 장난감이 중요한 분야로 자리 잡았다고 분석했다.

이번 박람회를 주최한 홍콩무역발전국(HKTDC)의 경제전문가 웬다 마는 "높은 구매력을 지닌 키덜트들이 늘어나면서 같은 제품의 생산라인을 '아동용'과 '수집가용' 2개로 나눠 운용하는 제조사들도 함께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스마트폰의 급속적인 보급과 함께 스마트폰 앱이나 스마트폰 주변기기를 활용한 장난감도 함께 늘어나고 있다.

유아용 장난감 제조업체인 '블루박스홀딩스'의 영치콩 부회장은 "어린이용 제품이라 할지라도 최근 제품에는 반드시 스마트기술을 탑재해야만 한다"며 "장난감은 이제 부모들이 아이들을 가르치려는 방식과 라이프스타일에 맞춰가는 문화제품"이라고 말했다.

미국 시장조사 전문업체인 NPD그룹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 어린이 중 51%가 스마트기기를 사용하고 있다고 답했다. 부모의 것이 아닌 자기 스마트기기를 가진 어린이도 40%에 달했다.

홍콩과 대만에 기반을 두고 있는 '롬&원더'와 '월마트'와 '토이저러스'에 납품 중인 '글로벌매뉴팩처링파트너스'는 각각 아이폰 앱과 연동시키거나 스마트기기를 활용한 증강현실게임을 선보였다.

그러나 윌슨 치우 글로벌매뉴팩처링파트너스 회장은 "요즘 아이들이 부모나 다른 친구들과 대화하는 대신 스마트기기에만 빠져드는 것은 분명히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레고와 같이 실제로 만질 수 있는 장난감을 제조하는 업체들은 아이들이 스마트폰에 빠진 나머지 육체적인 놀이를 점차 버리고 있다고 말했다.

영국 기차장난감 제조업체인 '혼비'의 필립 디어리 국제판매부장은 "직접 만지고 지을 수 있는 장난감 시장은 아직 크다"며 "가상 세계만이 전부가 아님을 깨달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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