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연승 이끈 정관장 주장 염혜선 "이번에는 마지막에 꼭 웃겠다"

[인터뷰] 지난해 챔프전 보며 "기필코 저 자리 간다"
"무조건 우승 목표, 후배들과 좋은 경험 함께할 것"

3일 뉴스1과 인터뷰한 정관장 주장 염혜선. ⓒ News1 이재상 기자

(대전=뉴스1) 이재상 기자 = 8연승으로 전반기를 마친 여자 프로배구 정관장의 주장이자 '야전사령관' 염혜선(34)이 좋은 흐름을 이어나가 통산 4번째 우승을 차지하겠다고 자신감을 전했다.

염혜선은 3일 대전광역시 대덕구 신탄진에 위치한 정관장 훈련장에서 진행한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팀의 주장 입장에서 선수들이 다 너무 잘해주고 있어서 기분이 좋다"며 "연승에 대한 부담은 없다. 계속 좋은 경기를 하다 보면 가장 높은 곳에 있을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올 시즌 4승6패로 출발했던 정관장은 최근 8연승을 질주, 반환점을 12승6패(승점 34)로 돌았다. 아직 거리가 있으나 선두 흥국생명(승점 43), 2위 현대건설(승점 41)을 조금씩 추격하고 있다.

상승세 중심에는 염혜선이 있다.

1991년생인 염혜선은 팀 내 최고참으로 코트에서 모범을 보이고 있다. 고희진 정관장 감독이 항상 칭찬하는 베테랑 3인방(염혜선, 표승주, 노란) 중 한 명이다. 고 감독은 "혜선이가 후배를 잘 다독이며 팀을 이끌어 주고 있다"고 했다.

염혜선은 "상위 팀과의 맞대결을 꼭 잡아 선두로 올라가야 한다는 생각보다는, 그저 매 경기 같은 마음으로 하다 보면 1등이 되어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자만하지 않으려고 한다. 좋은 경기를 통해 승리하는 데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정관장은 메가왓티 퍼티위(등록명 메가)와 반야 부키리치(등록명 부키리치)라는 V리그 최고의 쌍포를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중앙에도 국가대표 미들블로커 박은진, 정호영 등 쟁쟁한 선수들이 자리하고 있다. 세터로선 행복한 고민이 될 수 있다.

그는 "선수들이 다 잘해주고 있고 어떤 공을 주더라도 좋다고 이야기를 해준다"며 "세터로서 미안하면서도 정말 고맙다"고 웃었다.

정관장은 특히 198㎝의 장신 아웃사이드 히터 부키리치의 재발견이 이번 시즌 가장 큰 화제였다. 당초 아포짓 스파이커였던 그는 정관장에 온 뒤 리시브까지 받는 아웃사이드 히터로 변신했는데, 기대 이상으로 잘하고 있다.

17일 인천삼산체육관에서 열린 '2024-2025 도드람 V리그' 흥국생명과 정관장의 경기, 정관장 선수들이 공격에 성공하자 기뻐하고 있다. 2024.12.17/뉴스1 ⓒ News1 김도우 기자
17일 인천삼산체육관에서 열린 '2024-2025 도드람 V리그' 흥국생명과 정관장의 경기, 정관장 부키리치가 공격을 하고 있다. 2024.12.17/뉴스1 ⓒ News1 김도우 기자

염혜선은 "부키와 항상 대화를 많이 하려고 한다. 최근에는 통역 없이 같이 떡볶이도 먹었다"면서 "리시브를 너무 잘 받고, 내 토스를 잘 때려줘서 고맙다"고 했다.

염혜선은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에서 흥국생명에 1승2패로 밀려 챔피언결정전에 오르지 못한 것을 두고두고 아쉬워 하고 있다.

그는 "충분히 이길 수 있다고 자신했는데 3차전 끝에 (흥국생명에) 아쉽게 졌다. 올해는 그때의 아쉬움을 털어내고 싶다"고 했다.

염혜선은 "원래 시즌을 마치면 다른 팀 경기를 잘 보지 않는데 작년에는 챔프전 현장에 보러 갔었다"며 "그때 '기필코 내년에는 저 자리에 서 있겠다'고 다짐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현대건설 시절 2차례 우승(2010-11시즌, 2015-16시즌) 경험이 있다. 마지막 트로피를 든 것이 벌써 9년 전이다.

염혜선은 "(박)은진이와 (정)호영이가 지난해 처음 봄 배구를 가보고 너무 좋아하더라"며 "우승은 전혀 다르다고 이야기를 해줬다. 기분 좋은 경험을 함께하겠다"고 했다.

이번 시즌 염혜선은 코트 안팎에서 '리더'로의 면모를 잘 보이고 있다. 자신과 10살 이상 차이 나는 후배들과 격의 없이 대화하고 함께 식사한다.

그는 "일부러 후배들과 웨이트 트레이닝도 하고 집에 가는 길에 차로 데려다주기도 했다"고 미소 지은 뒤 "선수들도 많이 편안해한다. 후배들이 나가서 식사하면 눈치 없이 많이 먹더라"며 크게 웃었다.

새해 가장 큰 목표는 당연히 우승이다. 그는 우승에 대한 이야기에 눈을 번뜩였다.

염혜선은 "항상 자만하지 않고 훈련했던 것을 코트에서 다 보여준다면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다"며 "힘든 운동을 버텨냈던 만큼 이번 시즌에는 꼭 마지막에 웃겠다"고 말했다.

17일 인천삼산체육관에서 열린 '2024-2025 도드람 V리그' 흥국생명과 정관장의 경기, 정관장 고희진 감독이 작전을 지시하고 있다. 2024.12.17/뉴스1 ⓒ News1 김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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