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퍼스에서 프로팀 홈 경기…경민대 임시 안방 삼은 KB손보의 첫날

체육관이 코트로, 강의실이 기자회견장으로 변신
기존 홈구장 안전 문제로 근처 대학교서 홈 경기

KB손해보험의 프로배구 홈 경기가 열리는 경민대학교 기념관ⓒ News1 안영준 기자

(의정부=뉴스1) 안영준 기자 = 대학교 캠퍼스에서 남자 프로배구 KB손해보험의 경기가 열리는 첫날, 대학교 체육관은 기존 의정부체육관처럼 완벽하게 변신했다.

KB손해보험은 22일 오후 2시 경민대학교 기념관에서 한국전력을 상대로 2024-25시즌 도드람 V리그 남자부 홈 경기를 치른다.

KB손해보험은 당초 의정부체육관을 홈구장으로 사용하고 있었다. 하지만 최근 정밀안전진단 결과 시설물 일부의 균열이 발견, 급작스럽게 새로운 체육관을 구해야 했다.

한동안 다른 팀 안방에서 원정 같은 홈 경기를 치르던 KB는 지난 13일 연고지 내 경민대학교를 임시 홈구장으로 확정, 한숨을 돌렸다.

KB손해보험의 플래카드가 걸린 경민대학교 기념관ⓒ News1 안영준 기자

하지만 대학교를 프로배구 홈 경기를 치르는 환경으로 바꿔야 하는 또 다른 산이 있었는데, KB손해보험 직원들의 노력으로 어렵사리 구색은 갖췄다.

체육관 건물 전면에는 선수단의 모습이 담긴 초대형 플래카드가 내걸렸고, 배구 코트와 티켓 부스는 기존 의정부체육관에서 1000만원을 들여 직접 공수했다. 또한 캠퍼스 곳곳에 선수 개인 플래카드와 노란빛 깃발이 걸려 KB손해보험의 홈구장다운 느낌을 줬다.

KB손해보험 관계자는 "홈 팬들의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기존 홈구장 아이텐티티를 초대한 유지, 의정부 체육관과 동일한 컨디션으로 조성하려 했다. 조명, 장치 장식물, 전광판 등도 기존 경기장과 거의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여기에는 관계자들의 피나는 노력도 숨겨져 있었다. 경민대학교 학사 일정이 지난주에 종료, 경민대학교를 'KB 홈구장'으로 변신시킬 시간이 단 5일 밖에 없었다.

관계자는 "직원 60여명이 주야간 할 것 없이 달려들어 직접 의자도 닦고 설치하며 말 그대로 '무에서 유'를 창조했다"고 말했다.

대학교 건물을 활용한 기자회견실 ⓒ News1 안영준 기자

다만 대학교 건물을 그대로 이용하다 보니 기존 배구장과는 다를 수밖에 없는 흥미로운 모습도 포착됐다.

선수 대기실, 기자실, 심판 대기실 등은 기념관 내 강의실을 대여해 마련했는데, 그러다 보니 기자회견장 한 곳에는 실험 자료와 휴학 원서 등이 그대로 놓여 있었다.

마틴 블랑코 감독대행은 "우리의 새 홈구장에 만족한다"면서 웃은 뒤 기자회견 뒷편의 실험용 뼈를 들고 익살스러운 포즈를 취하기도 했다.

힘든 시간을 보냈던 KB손해보험 구단과 팬들은 우선 홈 경기를 되찾은 것만으로도 다행이라는 분위기다. 이날 경기의 1500석은 매진됐다.

구단 관계자는 "새 홈구장을 구하는 과정에서 최대한 의정부를 떠나지 않으려 노력했다. 그 결과 (새 홈구장에서의) 팬들은 첫 경기부터 매진으로 보답해주셨다. 이제 경기만 이기면 완벽하다"며 웃었다.

tr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