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첫 선발출장서 펄펄 난 고예림…"오랜만에 재미있게 했다"

흥국전 팀 최다 13점 활약…1세트 서브만 14번 넣기도
"30대 돼 '예열시간' 필요하지만…올 시즌도 우승 목표"

현대건설 고예림이 20일 경기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4-25 V리그 여자부 흥국생명과의 경기에서 공격을 시도하고 있다. (KOVO 제공)
현대건설 고예림이 20일 경기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4-25 V리그 여자부 흥국생명과의 경기에서 공격을 시도하고 있다. (KOVO 제공)

(수원=뉴스1) 권혁준 기자 = 무릎 수술을 받아 컨디션이 온전치 않던 고예림(30·현대건설)이 시즌 첫 선발 출장 경기에서 그야말로 '펄펄' 날았다. 선두 흥국생명을 격침하는 선봉에 선 고예림은 "오랜만에 재미있게 배구했다"며 싱긋 웃었다.

고예림은 20일 경기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4-25 V리그 여자부 흥국생명과의 경기에서 13점을 올리며 팀의 3-0 완승에 기여했다.

이날 고예림은 허리 부상을 당한 정지윤 대신 선발 출장했다. 무릎 수술 여파로 올 시즌 교체 멤버로만 나서던 고예림의 시즌 첫 선발 출장이었다.

강성형 감독은 경기 전 정지윤의 빈자리에 고예림을 투입하면서도, 상황에 따라 2년 차 서지혜를 투입할 수도 있다고 했다. 하지만 고예림의 활약이 워낙 빼어났던 덕에 굳이 교체할 이유가 없었다.

경기 후 기자회견장에 들어선 고에림은 "시즌 첫 스타팅이라 처음엔 긴장이 됐는데, 그래도 기분 좋은 긴장감이었다"면서 "후회 없이 경기하고 싶다는 생각이었다"고 했다.

이어 "오랜만에 재미있게 배구했다. 내 장점도 잘 나왔고, 텐션도 유지할 수 있었다"면서 "수술 이후 출전 시간이 적어서 리듬이 깨지기 마련이었는데, 오늘은 좋았다"고 덧붙였다.

현대건설 고예림. (KOVO 제공)

고예림은 이날 양 팀 통틀어 최다인 13점을 올렸고, 공격 성공률도 50%의 높은 효율을 보였다. 여기에 블로킹과 서브 득점도 각각 한 개씩 기록했다.

특히 1세트엔 무려 14개의 서브를 넣었다. 14개의 서브 중엔 10연속 서브가 포함됐는데, 15-12 상황에서 고예림의 서브에 흥국생명 리시브 라인이 완전히 흔들리면서 승부의 추가 완전히 기울었다.

고예림은 이에 대해 "세보지 않아서 잘은 모르겠지만, 아마 10연속 서브는 없었을 것 같다"면서 "중요한 서브라 잘 넣어야 겠다는 생각을 했지만, 리시브가 좋은 상대 선수들이 무너지면서 당황스럽기도 했다"며 미소 지었다.

현대건설 고예림. (KOVO 제공)

고예림은 당분간 정지윤의 빈자리를 계속 메워야 하는 임무를 맡고 있다.

그는 "부담이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지만 그런 생각은 안 하려고 한다"면서 "그저 연습한 대로, 준비한 대로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어느덧 30대에 접어들었지만, 아직 체력 문제를 크게 느끼지는 않는다고 했다.

고예림은 "예전엔 신발 끈만 묶어도 바로 점프할 수 있었는데, 지금은 예열시간이 좀 걸리긴 한다"면서 "그래도 그것 빼고는 크게 차이는 없다"며 웃었다.

올 시즌이 끝나고 또 한 번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는 그지만, 일단은 우승을 먼저 생각하고 있다고도 했다.

고예림은 "우승했던 지난 시즌과 멤버도 같기 때문에 욕심은 나지만, 흥국생명도 정말 강한 팀이다"라면서 "그래도 우리 할 것만 하면서 준비해야 한다. 당연히 우승을 생각하고 있다"고 각오를 다졌다.

starburyn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