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심이냐, 요스바니냐…대한항공의 고민이 시작됐다
요스바니 부상에 막심 영입…이후 상승세
'막심 효과' 크나 요스바니 화력 무시 못해
- 권혁준 기자
(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남자 프로배구 대한항공이 중요한 결정을 내릴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부상으로 빠진 요스바니 에르난데스와 그의 대체자 막심 지갈로프 중 한 명을 선택해야 하는 것이다.
대한항공은 17일 현재까지 진행된 도드람 2024-25 V리그 남자부에서 10승5패(승점 32)로 2위에 올라있다. 선두 현대캐피탈(12승2패·34)보다 한 경기를 더 치르긴 했지만 격차가 크지 않아 언제든 반격을 노릴 수 있다.
대한항공의 초반 흐름은 썩 좋지 못했다. 주전들의 줄부상으로 인해 첫 3경기에서 2경기를 패했다.
특히 외인 요스바니의 부상이 결정적이었다. 그는 시즌 두 번째 경기였던 10월23일 한국전력전에서 3세트까지 뛰다 어깨부상으로 교체 아웃됐다. 진단 결과 8주 결장이 예상되는 부상이었다.
이에 일시 교체 외인으로 급하게 데려온 이가 막심이었다. 막심은 지난 시즌에도 챔피언결정전을 앞두고 급하게 대한항공에 합류해 팀의 우승을 함께 했던 바 있다.
'막심 효과'는 대단했다. 1989년생으로 적지 않은 나이지만 막심은 여전히 건재한 모습을 보였고, 그가 합류한 이후 대한항공의 전력이 안정을 찾기 시작했다.
막심이 온 이후 내리 5연승을 달리는 등 상승세를 탄 대한항공은 다시 2위로 올라섰다. 막심이 뛴 9경기에서 7승2패였다.
이런 가운데 쉽지 않은 선택의 순간이 왔다. 한국배구연맹(KOVO) 규정에 따르면 부상 선수의 진단서 발행일부터 2개월 이내로 일시 교체 선수와 기존 선수 중 한 명을 선택해야 한다.
막심이 '일시 교체 선수'로 뛸 수 있는 건 오는 29일 KB손해보험전까지다. 이후에도 막심과 동행하려면 완전 교체를 선택해야 한다.
막심의 활약을 감안하면 그대로 막심과 함께하는 것도 좋아 보이지만, 말처럼 쉬운 선택은 아니다.
요스바니는 지난 시즌 남자부 득점 1위에 올랐고, 대한항공은 외인 트라이아웃에서 1순위 지명권을 잡은 뒤 그를 지명했다. 리그 외인 중에서도 최고를 자랑했던 공격력을 높게 평가했기 때문이다.
그는 부상 전 2경기에서 48점에 56.00%의 높은 공격 성공률로 기대에 걸맞은 활약을 했다.
게다 막심이 35세의 '리그 최고령' 외인으로 6라운드까지 가는 장기 레이스를 버텨낼 수 있을지도 생각해야 한다. 막심은 여러 차례 V리그 트라이아웃에 도전했지만, 한 번도 드래프트에서 뽑힌 적은 없다. 다른 팀들도 어느 정도 리스크를 생각했다는 이야기다.
그렇다고 해서 요스바니를 선택한다면 막심을 '적'으로 만나는 난처한 상황이 올 수도 있다. 트라이아웃에서 뽑힌 요스바니의 경우 대한항공과 결별하면 올 시즌은 다른 팀에서 뛸 수 없지만, 일시 대체 외인으로 온 막심은 다른 구단으로 이적할 수 있다.
대한항공에 결정할 시간은 2주 정도밖에 남지 않았다. 어쩌면 통합 5연패의 향방을 가를 수도 있는 중요한 기로에 놓인 순간이다.
starburyny@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