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진 기업은행, '양강' 흥국-현건 위협하는 '다크호스'[V리그포커스]

주포 빅토리아 성공적 안착, 최근 4연승 행진
남자부는 현대캐피탈-대한항공 뚜렷한 강세

여자 프로배구 IBK기업은행 선수들. (KOVO 제공)

(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여자 프로배구 IBK기업은행이 확 달라졌다. 시즌 초반 상승세를 이어가며 흥국생명과 현대건설 '양강'을 위협할 다크호스로 주목받고 있다.

기업은행은 지난주 열린 도드람 2024-25 V리그 여자부에서 GS칼텍스, 페퍼저축은행을 상대로 승리했다.

주간 2승을 추가한 기업은행은 최근 4연승의 상승세를 타며 시즌 전적 6승2패(승점 16)로 3위 자리를 굳게 지켰다. 1위 흥국생명(7승·승점 20), 2위 현대건설(7승1패·승점 20)과는 4점 차이가 있으나 4위 정관장(3승4패·승점 10)과의 격차도 꽤 벌어져 확고한 3위 자리를 지키는 모양새다.

기업은행은 여자부에서 3차례 우승과 3차례 준우승을 차지한 강호다. 그러나 2020년대 들어선 저조한 성적을 내고 있다. 최근 6시즌 동안 '봄배구'는 단 한 번뿐이었으며, 2020-21시즌에 3위로 플레이오프를 경험한 게 유일한 기억이었다.

2021-22시즌 도중 '노장' 김호철 감독을 영입한 뒤에도 성적은 썩 좋지 못했다. 2021-22시즌 5위, 2022-23시즌 6위, 2023-24시즌 5위로 아쉬움을 삼켰다.

그러던 기업은행이 올 시즌엔 확실히 변화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비록 시즌 초반이긴 하지만 지난 몇 년간 가장 좋은 경기력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외국인선수 빅토리아 댄착이 '에이스'로 자리를 잡은 것이 크다. 기업은행은 지난 몇 시즌 간 외인 선발에 애를 먹었는데 빅토리아는 고민을 완전히 해소해 주고 있다.

IBK기업은행의 에이스 빅토리아 댄착. (KOVO 제공)

그는 현재까지 8경기에서 246점, 경기당 평균 30점 이상을 올리고 있다. 여자부 득점 부문 단연 1위다.

단순히 많은 공격 시도로 이뤄진 결과도 아니다. 공격 성공률이 42.72%로 김연경(흥국생명·45.05%), 메가왓티 퍼티위(정관장·43.66%)에 이은 3위다.

빅토리아가 '주포'로 중심을 잡아주면서 팀 전체가 안정적인 경기력을 이어가고 있다.

아시아쿼터 외인 천신통도 리그에 순조롭게 적응하며 서서히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고, 새로 영입한 미들블로커 이주아도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기업은행은 FA로 영입한 이소영이 어깨 부상으로 풀타임 출전이 어려운 가운데서도 상위권에 올라있다. 이소영까지 정상 컨디션을 회복한다면 좀 더 강한 면모를 보일 것이 기대된다.

양강 흥국생명과 현대건설을 상대론 한 번도 이기지 못했지만, 현재로선 두 팀과 대등한 경기를 벌일 수 있는 유일한 팀이기도 하다.

현대건설의 이다현(왼쪽). (KOVO 제공)

당장 이번 주(21일)엔 현대건설과의 수원 원정 경기가 예정돼 있다. 기업은행이 현재 순위에서 더 위로 올라갈 수 있는 중요한 경기다.

현대건설은 기업은행 전에 이어 24일 선두 흥국생명과의 맞대결까지 예정돼 있어 쉽지 않은 일정을 마주하게 됐다. 선두 도약의 기회인 동시에, 3위로 내려앉을 수도 있는 중요한 한주다.

지난 시즌 통합 우승팀인 현대건설은 올 시즌에도 레티치아 모마 바소코(등록명 모마)의 화력과 양효진-이다현의 높이가 위력적이다.

현재까지는 이다현이 양효진보다도 더 높은 존재감을 보이고 있다. 그는 지난 16일 정관장과의 경기에서 1세트에만 7개의 블로킹을 기록하는 등 홀로 11개의 블로킹을 기록했다. 한 세트 7블로킹은 V리그 역대 최다 신기록이고, 한 경기 11블로킹은 김세영의 최다 기록(13개)에 이은 역대 2위 기록이다.

대한항공 막심 지갈로프(가운데). (KOVO 제공)

한편 남자부는 현대캐피탈과 대한항공의 양강 구도가 뚜렷해지고 있다.

현재까지 현대캐피탈이 6승1패(승점 17)로 1위, 대한항공이 5승3패(승점 17)로 2위인데, 3위 한국전력(5승3패·승점 11)과의 격차가 6점 차다.

현대캐피탈을 레오나르도 레이바 마르티네스(등록명 레오)과 허수봉의 쌍포가 가공할 위력을 보이고 있고, 초반 위기를 겪던 대한항공은 대체 외인 막심 지갈로프의 합류와 정지석의 아웃사이드 히터 복귀 이후 안정을 찾았다.

starburyny@news1.kr